백내장 수술, 언제 해야 적합할까?[e건강~쏙]

(게티이미지뱅크)

백내장은 눈 속 수정체가 뿌옇게 혼탁해져 시력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은 각막과 수정체를 통과해 안구 뒤쪽의 망막에 도달해야 한다. 그러나 수정체가 탁해져 빛이 망막에 정확하게 닿지 못하고 흩어지면 시야가 흐려지고 시력도 떨어진다.

1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23주요 수술 통계연보’에 따르면 2023년 백내장 수술 건수는 63만7879건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받은 수술로 파악됐다. 초기에는 안약 사용 등으로 백내장의 진행을 어느 정도 늦출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욱 혼탁해진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교체하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

백내장 증상은 수정체가 혼탁한 위치, 정도, 범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초기라면 수정체 혼탁이 시력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아 이상 징후를 느끼기 어렵다. 질환이 더 진행하면 사물이 뿌옇게 흐려 보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 눈부심, 대비감 저하, 시력이 크게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진행 속도는 사람마다 달라 수술 시기를 같은 기준으로 정하기 어렵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증상이 심해지면 수술이 필요하다. 책이나 스마트폰, 태블릿 등 전자기기를 볼 때 글씨가 겹쳐 보이거나 야간에 운전하는 것이 힘들어지고 시야가 뿌옇게 보여 생활에 지장이 있다고 느낀다면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생활하는 데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면 수술을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양쪽 눈 모두 백내장이 있더라도 한쪽 눈이 많이 악화하지 않은 경우라면 수술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보는 사례도 있다. 무엇보다 정기적으로 안과에 방문해 시력을 비롯한 눈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상 시야와 백내장 환자의 시야 (김안과병원)

환자의 연령이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조기에 수술하는 경우도 있다. 앞으로 환자의 몸 상태가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백내장 초기이고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수술을 권장한다. 백내장으로 인해 녹내장이나 포도막염 등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있다면 빠르게 수술하는 것이 좋다.

수술 시간은 30분 내외로 짧지만 백내장 정도와 위치에 따라 오래 걸리는 경우도 있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수술 다음 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삽입된 인공수정체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려면 1~2개월이 소요된다. 회복 과정에서 관리가 미흡하면 시력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 특히 감염이 발생하면 수술로도 개선하기 어려운 영구적인 시력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수술 후 눈에 발생할 수 있는 염증을 예방하기 위해 항생제, 소염제 등 처방받은 안약을 충실히 점안해야 한다. 인공수정체 탈구 예방을 위해 눈에 외부 충격이나 압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자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눈을 비비거나 건드리면 눈에 자극을 주고 인공수정체 탈구를 유발할 수 있어 수술 후 1~2개월은 취침 시 안대 착용을 권고한다. 금연·금주하고 헬스나 수영 등의 운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우나, 목욕, 염색 등도 피해야 한다.

윤영채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전문의는 “백내장이 진행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장 백내장 수술이 필요하지 않더라도 정기적으로 눈 상태를 점검해 증상이 갑자기 악화하지 않았는지 파악해야 한다”라면서 “수술 후에도 주기적으로 안과를 방문해 경과를 확인하고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