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구 전 회장, 회삿돈 빼돌려 선물옵션·명의 도용”…경영권 분쟁 격화

동성제약의 임시 주주총회가 하루 앞둔 상황에서도 경영권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창업주 고(故) 이선규 회장의 장녀 이경희 여사와 장남 이긍구 고문은 잇따라 동생인 이양구 전 동성제약 회장의 불법 행위와 무책임한 경영을 폭로했다. 이 전 회장과 현 경영진인 나원균 대표 간의 대립은 진흙탕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나 대표의 모친이기도 한 이경희 전 오마샤리프화장품 대표는 최근 경영권 분쟁 전문 채널 ‘로코TV’에 출연해 “동성제약은 아버지가 평생을 바쳐 일군 회사인데 동생의 불법 행위로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2024년 9월부터 회사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직원 월급이 밀리는 것을 보고 큰 위기를 직감했다”고 말했다. 이 여사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이 개인 투자 자문사인 Q사를 통해 선물옵션을 투자하고 이 여사 및 나 대표의 주식 70만 여주를 무단으로 투입했다. 또 회사 주식과 회사 자금도 사용해 이 여사에게 수백억 원이 넘는 피해를 끼쳤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이 이 여사에게 끼친 손해에 대해서는 대물 변제 형식으로 주식양도계약을 체결했고, 나 대표와의 의결권 포괄위임 약정과 경영권 및 의결권 포기각서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무분별한 투자로 회사는 회복 불가능한 손실을 입었다”며 “그런데도 이 전 회장과 투자자문사는 회사에 채무가 없는 것처럼 행동하며 여전히 동성제약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자신이 모르는 사이 개설된 3개의 증권 계좌에서 위조된 서명이 발견됐다며, 배임 혐의로 동생을 고소한 상태다.
창업주 장남이자 동성제약에서 48년간 근무한 이긍구 고문도 같은 채널에 출연해 동생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제약사는 제약사업에 집중해야 하는데, LED 사업 조명분야와 같은 전혀 관련 없는 신사업에 진출했다. 해당 사실은 가족 모르게 자신의 최측근만 알게 하는 등 밀실 경영을 해왔고, 기반 사업 인재 양성에 소홀하면서 회사도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고문은 “선친께서 피땀 흘려 세운 회사가 하루아침에 외부로 넘어간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회장은 올해 4월 보유 지분 14%를 브랜드리팩터링에 약 120억 원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가족과 합의했던 채무 변제 계약을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이뤄졌으며, 계약서에는 이 전 회장의 복귀 가능성을 열어둔 조항까지 포함돼 있었다는 게 가족 측 설명이다.
이 여사는 “아버지가 부채 없이 키워낸 회사가 온갖 풍파에 휩쓸린 게 너무 가슴 아프고 현재 주권 매매가 정지되는 등 주주들께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며 “법적 절차를 통해 회사를 지키고 주주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동성제약은 12일 서울 서초구 오클라우드호텔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주총 주요 안건은 나 대표 해임과 이사 수 확대를 위한 정관 변경, 이 전 회장 사외이사 선임 포함 8명 이사 선임 등이다. 이사 선임을 제외하고는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수 3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 안건이다. 이 전 회장의 우호지분은 약 13%, 나 대표의 우호지분은 약 3%로 소액주주의 결정에 따라 경영권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