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 한 달여 앞둔 서울 대형마트 2곳 가보니
기간 한정 세일품목 담는 알뜰 소비

9일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70대 주부 윤재주 씨는 다가오는 추석 탓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오랜만에 모이는 온 가족이 함께 먹을 음식을 마련해야 하는데, 장바구니 물가가 고공행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석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농산물을 비롯해 먹거리 물가가 전반적으로 뛰면서 명절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의 한숨이 짙어지고 있다.
이날 계란 코너 앞에서 만난 한 60대 남성은 물건을 살펴보다 생각보다 비싼 가격에 잠시 주춤했다. 30구 계란 한판이 8000원~1만 원이었기 때문. 그는 “지난달보다 1000~2000원은 비싸진 것 같다”며 “그렇다고 계란은 안 먹을 수도 없는데, 비용이 만만찮은 것 같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과일ㆍ채소 코너에 온 주부들도 잇달아 볼멘소리를 했다. 50대 주부 이경숙 씨는 “이렇게 과일값이 비싸서 추석 차례를 어떻게 지내나 벌써부터 걱정”이라며 “전체적으로 비싼 가격에 차례상에 올릴 것만 챙기고, 다른 것들은 최대한 비용을 줄여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자, 소비자들은 한 푼이라고 아끼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이 씨는 “마트 영업종료 시간 즈음 ‘마감세일’ 상품으로 최대한 아껴서 장을 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마감세일 외 기간마다 달라지는 세일품목을 일일이 확인, 최저가 물건을 미리 쟁여놓는 소비자도 만날 수 있었다. 60대 소비자 김춘하 씨는 “차례를 지내지 않아 추석 땐 조촐하게 가족 식사만 하려 한다”면서도 “알뜰하게 상차림을 하기 위해 마트를 자주 찾아 할인율이 높은 물건을 위주로 미리 사놓는다”고 했다.

추석을 앞두고 치솟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유독 변덕스러웠던 올해 여름 날씨도 한몫을 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농축산물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4% 올랐다. 여름철 집중호우와 폭염에 따른 일부 품목의 공급 불안과 산지 유통업체의 재고 부족이 물가 인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계란과 쌀 가격 상승이 눈에 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7일 기준 특란 한 판(30판) 평균 소매 가격은 7041원으로 집계됐다. 쌀값도 지난달 5만9000원대를 유지하다 이달 들어 한 달 만에 다시 6만 원대로 오름세다.
정부는 추석 물가를 잡기 위해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달 초 장바구니 물가가 우려된다며 물가 안정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명절 수요가 많은 배추·무와 사과·배를 비롯해 소고기·돼지고기 등의 공급량을 역대 최대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추석 성수품 농축산물 공급 규모는 지난해 15만3000t(톤)이었는데 올해 더 확대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