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에 관여 안해" 모르쇠 일관
김 회장 행보에 도덕적 해이 논란도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대형사모펀드 'MBK파트너스(MBK)' 창업자 김병주 대표이사 회장이다. 단시간 내 대규모 채권 발행과 신용등급 강등, 기업회생 발표로 이어진 홈플러스 '먹튀 논란'에 김 대표는 사재 출연과 경영 정상화를 약속했지만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실질적 조치는 전무하다. 게다가 이번 사태 이후 김병주 회장은 한 번도 공식석상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티메프(티몬+위메프)' 당시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와 똑 닮은 '무책임 행보'라는 비판이 거세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국계 미국인 김병주(미국명 마이클 병주 김) 회장은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에 돌입한 3월부터 9월 현재까지 사실상 두문불출 중이다. 대신 그는 MBK와 홈플러스 경영진들을 앞세워 법원 회생 및 '인가 전 인수합병(M&A)' 작업을 추진해왔다. 김 대표는 3월 국회의 증인 출석 요구에 대해서도 "투자가 완료된 홈플러스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10년간 홈플러스의 실질적 경영 주체였던 MBK 대표답지 못한 행보라는 비판이 즉각 제기됐다.
3월 법원의 기업회생 승인 직후 MBK가 기업 재무구조 악화를 해소할 자구책은 외면한 채 손해 회피만을 목적으로 삼았다는 비판이 일자, 김 회장도 자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김 회장 측은 "홈플러스 대주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는 "어려움이 예상되는 소상공인 결제 대금에 대한 사재를 내놓겠다"고도 밝혀, 한때 조기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김 회장의 자산 규모는 98억 달러(약 14조3874억 원)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82억 달러)보다 높아 한국계 부호 1위다. 하지만 김 회장은 기업회생 사태에 장기화 되자, 사재출연 여부에 대해 "(정확히) 입장을 밝힌 적 없다"면서 사실상 외면하는 모양새다.
정부 당국과 정치권, 유통업계는 김 회장의 일련의 행태에 대해 개인의 도덕적 해이를 넘어 국내에서 기업 M&A를 진행하는 사모펀드의 구조적 문제라며 제도까지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치권은 이번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 MBK와 김 회장의 직접적 책임을 묻는 청문회와 구속수사를 촉구하고 나섰고, 금융당국도 MBK에 대한 고강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홈플러스 사태가 핵심 이슈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김 회장이 국회 청문회나 국감 등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초미의 관심사다. 김 대표는 6월 국회 비공개 면담 당시 "청문회가 열리면 출석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