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들도 사무실 이전 관심 높아
팝업 열풍 꺼져도 상권 지속 유지 전망

매달 100여 개의 팝업스토어가 열리는 성수동이 트렌드를 주도하는 기업들의 업무지구로 영역을 넓혔다.
1일 오후 찾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상권은 주말이라 어김없이 붐볐다. 개성 있는 옷차림을 한 1020세대들이 쇼핑백을 들고 팝업 및 플래그십 스토어에 줄을 서 있었다. 이날 성수동에는 △‘구찌 뷰티 하우스’ 팝업 △라부르켓 X 무신사 뷰티 스페이스 1 팝업 △향수 브랜드 ‘프라포투투(FRA422)’ 팝업 △패션 브랜드 ‘랄프 로렌-Holiday Experience’ 팝업 △패션 브랜드 ‘캠브리지 멤버스 X 로리엣’ 팝업 등이 진행되고 있었다.
구찌 뷰티 하우스 팝업을 찾은 유현지(24·여) 씨는 “쇼핑하러 왔다가 재미 있어 보여서 들렀다. 20분 정도 기다렸지만 볼거리도 많고 마스크팩도 무료로 받았다”며 “성수에 오면 어떤 매장을 가도 구경할 게 많다. 계속 팝업이 바뀌어서 올 때마다 새로운 기분”이라고 말했다. 라부르켓 팝업을 방문한 윤이영(22·여) 씨도 “한정판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서 예약했다”며 “성수에 온 김에 주변 편집숍, 소품숍 등도 구경했는데 볼게 많았다”고 했다.

팝업 성지라는 별명에 맞게 여전히 성수에는 거리마다 팝업스토어가 즐비했지만, 업무지구로서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무신사, 큐브엔터테인먼트, 쏘카 성수사옥, 팩토리얼성수, 코리아IT센터 등 오피스 빌딩의 존재감이 상당했다. 팩토리얼성수에는 올리브영N 성수와 슈퍼셀, 현대차그룹 로보틱스랩 등이 들어섰다. 코리아IT센터에는 패션 브랜드 마뗑킴 등이 입주했다.
성수동에 있는 스타트업에 다니는 장정훈(31·남) 씨는 “스타트업들이 보통 강남에 많았는데, 최근 몇 년 성수동으로 많이 옮겼다”며 “성수동이 패션 문화 중심지라 스타트업이 사업을 제안하고자 하는 업체들이 많고, 젊은 직원들이 선호도도 높다”고 설명했다.
특히 무신사는 성수동이 업무지구로 거듭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2년 본사를 성수동으로 이전 후 오피스, 오프라인 매장 및 입점 브랜드의 팝업을 지원하는 복합 문화공간 등을 운영해 왔다. 실제로 성수 상권 곳곳에는 무신사 스토어 성수 대림창고, 무신사 스페이스 성수, 무신사 캠퍼스 등 무신사가 운영하는 공간이 자리했다. 무신사가 여는 팝업스토어, 무신사의 새로운 서비스 현수막 광고 등이 성수 골목을 속속 채우고 있다.

카페거리 안쪽으로 들어가면 독특한 구조로 눈길을 끄는 건물이 있다.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 운영사 아이아이컴바인드의 신사옥 ‘하우스노웨어서울’이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는 하우스노웨어서울은 브랜드 이미지와 연계되는 과감한 설계로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미술 갤러리를 연상시키는 감각적인 인테리어, 구조물 등으로 채워졌다. 아이아이컴바인드의 신사옥이자 미래형 리테일 플랫폼으로 운영되는 이곳에서는 △젠틀몬스터 △탬버린즈 △누데이크 △누플랏 △어티슈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제이케이앤디(디스이즈네버댓), 더뮤지엄비지터 등 MZ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패션 브랜드들이 성수동에 사무실을 내며 ‘패션·뷰티 중심지’로의 입지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오피스 측면에서도 광화문, 테헤란로와는 다르게 무신사, 젠틀몬스터, 크래프톤 등 신흥 패러다임을 이끈 산업군이 몰려 있다”며 “팝업 열풍이 사그러들어도 팝업이 정식 플래그십으로 변화하고,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기업 오피스가 속속 들어서 지속적인 트렌드 중심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