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스페인 청년들도 홀린 '케데헌' 뮷즈⋯곤룡포 비치타월도 동났다 [케데헌發 소비 지각변동]

방탄소년단(BTS)과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 팬이에요. 한국에 오게 되어 기뻐요.

▲1일 궂은 날씨에도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은 스페인 청년 (왼쪽부터) 카를라(Carla)와 라야(Laia)의 모습. (송석주 기자 ssp@)

1일 서울의 날씨는 흐렸지만,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온 두 청년의 표정은 밝았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난 그들의 이름은 카를라(Carla·25)와 라야(Laia·24). 두 사람이 친해진 계기 역시 K팝 덕분이다.

카를라는 "나는 BTS의 제이홉을, 라야는 정국을 좋아한다. BTS 음악을 좋아해 라야와 더욱 친하게 지내고 있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옆에서 듣고 있던 라야는 "저는 TXT도 좋아한다"라며 노래를 흥얼거렸다. 그는 "TXT의 수빈을 특히 좋아한다. 너무 멋지다"라고 환호했다.

첫 한국 여행에서 두 사람이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바로 국립중앙박물관이라고 했다. 이들처럼 최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으로 뮷즈(뮤지엄 굿즈의 줄임말)를 사기 위해 국내 관람객뿐만 아니라 방한한 외국인들도 이곳을 찾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인기로 7월에만 3만8000개가 팔린 까치 호랑이 배지. (송석주 기자 ssp@)

특히 '케데헌'에 등장하는 캐릭터와 유사한 '까치 호랑이 배지'는 한 달에 40~50개가 팔리던 것이 7월에만 4만 개 가까이 팔렸다. 현재는 품절이라 진열(DP)할 상품마저 없다.

지난해 7월 출시한 까치 호랑이 배지(개당 1만4900원)의 누적 판매액은 올 7월까지 5억7000만 원을 넘겼다. 박물관 관계자는 "8월 판매량은 현재 집계 중"이라며 "이미 7월에 거의 다 팔렸기 때문에 8월 수치는 큰 의미가 없다"라고 전했다.

배지는 총 판매량은 3만8929개인데 '케데헌'이 공개된 직후인 7월에만 3만8104개가 팔렸다. 총 판매량의 98%가 한 달간 소진된 셈이다. 출시 첫 달 판매량이 3개인 점을 고려하면 놀랄만한 판매량이다.

박물관에서 만난 뮷즈 판매원은 기자에게 "이미 상품이 동난 상태지만 하루에도 수십 명이 배지를 찾는다"며 "이 밖에도 갓 모양 볼펜, 호랑이 손거울, 키링 등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모두 '케데헌' 열풍 이후 생겨난 관심"이라고 말했다.

판매원의 가슴에는 까치 호랑이 배지가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배지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실물이라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달고 있다고 했다. 기자도 판매원의 배지를 잠시 빌려 사진을 찍었다.

▲까치 호랑이 배지에 쏠린 관심은 다른 뮷즈로 이어졌다. 올해 박물관 뮷즈 공모 선정작인 '곤룡포 비치타월'은 오픈런 열풍 속에 일찌감치 품절됐다. (송석주 기자 ssp@)

까치 호랑이 배지에 쏠린 관심은 다른 뮷즈들로 이어졌다. 올해 박물관 뮷즈 공모 선정 작품인 '곤룡포 비치타월'도 오픈런 열풍 속에 일찌감치 동났다.

까치 호랑이 배지와 곤룡포 비치타월을 비롯해 진열대 곳곳에는 상품 소개 문구보다 품절을 알리는 문구가 더 많았다.

박물관 뮷즈의 인기는 단지 '케데헌' 열풍뿐만이 아니다. 100% 국내에서 제작하기 때문에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품질이 우수하다는 장점도 있다.

'케데헌' 속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가 착용한 '갓'으로 인해 현재 뮷즈숍에는 '갓 브로치', '갓 책갈피', '갓 키링', '갓끈 볼펜' 등 갓과 관련한 상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었다.

방학 때 또래 엄마들과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박물관을 방문했다는 김은이(39) 씨는 이날 혼자 다시 이곳을 찾았다. 그는 "그때 본 갓끈 볼펜과 키링이 아른거려서 다시 왔다. 몇 개를 사서 지인들에게 나눠줄 것"이라고 말했다.

▲1일 국립중앙박물관 뮷즈숍을 찾은 관람객들의 모습. 궂은 날씨에 평일인 월요일이었지만, 뮷즈숍에는 관람객들로 붐볐다. (송석주 기자 s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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