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美관세 불확실성'…韓성장률 올해 0.13%p·내년 0.16%p↓"

미국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관세 조정의 직접적 영향 외에도 불확실성만으로도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경고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우리 성장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확대된 무역정책 불확실성은 관세 부과 실현 여부와 관계없이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증 분석 결과 한국과 미국 간 관세 협상이 타결되지 않고 불확실성이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성장률은 올해 0.17%포인트(p), 내년 0.27%p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경제주체의 심리 위축과 주가 하락 등을 통해 충격이 전반으로 파급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수출과 투자가 크게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됐다.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기업들은 해외시장 진출과 투자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대규모 고정비용을 감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가계도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예비적 저축’ 성향 강화로 소비를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3분기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고 정상회담이 열린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한국은행은 이로 인해 무역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성장률 하락 폭이 올해 0.13%p, 내년 0.16%p로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미국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지 않도록 세부적 측면에서 양국 간 긴밀한 통상 협의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며, "기업의 무역금융 지원과 투자 여건 개선도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