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원료의약품 재미 ‘톡톡’…생산능력 확보, 성장 기대감↑

지난해부터 HIV, HCV 포함 3657억 원 규모 계약 체결…길리어드와 파트너십 강화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유한양행이 글로벌 제약사인 길리어드사이언스와 잇따라 대형 원료의약품(API)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꾸준한 투자와 생산능력 확대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3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유한양행은 지난달 27일 길리어드와 849억7326만 원 규모의 C형간염 바이러스(HCV) 치료제 API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계약은 지난해 연매출(2조677억 원)의 4.11%에 해당한다.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달 20일에도 길리어드와 842억7168만 원 규모로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AIDS) 치료제 API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올해 8월에 체결된 계약 규모만 1700억 원이 넘는다. 회사 측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장기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주가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원료 공급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9월부터 지금까지 API 계약만으로 약 3658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글로벌 신약의 주요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파트너로 자리 잡은 것을 분석된다.

특히 유한양행은 길리어드와의 장기간에 걸쳐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고 있다. 양 사는 2003년부터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공급계약 및 공동연구를 이어오며 돈독한 신뢰관계를 구축했다. 유한양행은 2003년 284억 원에 에이즈 신약 API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8월까지 API 공급 계약만 10차례 이상 맺어왔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유한양행의 자회사인 유한화학의 꾸준한 생산능력 확충이 자리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유한화학을 통해 API를 직접 생산·공급한다. 유한화학은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cGMP) 품질관리 시스템을 갖췄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여러 국가의 품질 및 제조관리기준에 적합한 API를 제조해 글로벌 선진 제약사에 수출하고 있다. 임상용 소량 생산부터 상업 규모 생산까지 고객 맞춤형 위탁개발생산(CDMO)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을 갖췄다.

올해 4월 화성공장 HB동 증설을 완료해 화성공장과 안산공장 등에서 총 99만5000ℓ(리터)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했고, 화성공장에 29만2000리터 규모의 HC동을 증설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착공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계획대로 준공되면 유한양행은 총 128만7000리터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원료의약품은 완제품 의약품에 비해 변동성이 낮고 장기적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유한양행이 오랜 기간 신약 연구개발(R&D)과 더불어 API 사업을 병행해 온 이유다. 유한화학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2021년 79억 원의 영업이익을 보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 유한양행의 해외사업부문 매출액은 20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이중 유한화학의 매출액이 1492억 원으로 집계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API 사업은 진입장벽이 높지만, 수익성이 높아 지속적인 고성장이 가능한 분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유한화학 API 수출 증가로 해외 부문 고성장 및 마진 개선이 예상된다”며 “API 수출 규모에 따라 추가 서프라이즈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길리어드는 트루바다·스트리빌드·데스코비·젠보야·빅타비 등 다양한 에이즈 치료제를 생산하고 있으며, 올해 6월에는 에이즈 예방 주사제인 ‘예즈투고’가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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