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반도체단지 투기세력 무더기 적발…134억 불법거래 드러나

“위장전입·허위계획서까지”…반도체단지 투기범 23명 검찰 송치

▲손임성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이 경기도청에서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불법 투기 사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
경기도가 용인 반도체 국가산업단지를 노린 투기 세력의 민낯을 드러냈다. 위장전입, 허위 토지이용계획서, 기획부동산 지분쪼개기 등 수법으로 134억5000만원 규모의 불법 거래가 적발됐고, 관련자 23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손임성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은 28일 도청 기자회견에서 “3월부터 7월까지 해당 지역 불법 부동산 거래를 집중 수사한 결과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23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정부는 2023년 3월 해당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이 구역에서 허가를 받으려면 세대 전원이 거주하고 취득 토지를 직접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피의자들은 △위장전입 △허위 서류 제출 △농업회사법인 명의 악용 등 편법으로 허가를 받아냈다.

용인에서 공인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아들과 지인 명의로 “벼농사를 짓겠다”고 허가를 받은 뒤 대리 경작자를 고용했다. 수원 거주자 B씨는 남사읍 원룸에 위장전입 후 토지를 취득했으나 실제 거주는 확인되지 않았다. 화성 거주자 C씨는 회사 기숙사로 주소지를 옮겨 임업경영 허가를 받았지만 조림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용인 반도체국가산업단지 토지거래허가구역 (경기도)
기획부동산 투기도 드러났다. 인천 소재 법인 대표 D씨와 E씨는 임야를 7억1000만원에 매입한 뒤 “도시개발 환지가능”이라 속여 투자자를 모집했다. 이후 지분쪼개기 방식으로 19억3000만원에 매도해 7개월 만에 12억2000만원을 챙겼다. 그러나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지분쪼개기와 근저당권을 통한 거래가 모두 불법이다.

이밖에도 화성 거주자 F씨는 누나 명의 농업법인을 설립해 농지를 매수했으나 실제 경작은 대리인에게 맡겼다. 농업법인은 거주 요건을 피하고 대출이 용이하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허가구역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토지를 취득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개별공시지가의 30%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손임성 실장은 “불법투기로 부당이익을 챙기는 세력을 끝까지 추적해 강력히 처벌하겠다”며 “연말에는 아파트 부정청약 수사 결과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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