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2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표대결…소액주주 선택 따라 향방 결정

지사제 ‘정로환’, 염색약 ‘세븐에이트’ 등으로 잘 알려진 제약사인 동성제약이 창업주 일가 간 경영권 분쟁으로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다. 양측은 맞고발전까지 벌이고 있으며, 다음 달 12일 예정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경영진 교체를 두고 치열한 표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회사는 이미 6월부터 회생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25일 이양구 전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 전 회장의 지분을 인수한 백서현 브랜드리팩터링 대표도 피고발인으로 포함됐다. 동성제약은 고발장에서 “이 전 회장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던 협력사 오마샤리프화장품을 통해 회사 자산을 무상 또는 시가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제3자에게 넘겨 9억5000만 원 상당의 손해를 끼쳤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전 회장은 지난 4월 브랜드리팩터링과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하며, 오마샤리프화장품이 보유하던 동성제약 주식 121만여 주를 적법한 절차 없이 무상 또는 저가로 양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제로 이 전 회장은 4월 21일 2만6000주를 무상으로 양도했고, 같은 달 말에는 메디스펙터투자조합 등 브랜드리팩터링 우호 세력에 잔여 119만여 주를 시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매각했다.
이와 함께 올해 6월 회생절차 개시 직후 하루 동안 965만 주가 매도되며 주가 폭락을 초래한 물량 역시 브랜드리팩터링 우호 세력에게 저가 양도된 이 전 회장 지분일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이 전 회장은 회사의 이익을 보호해야 할 책무를 저버리고 제3자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줬다”며 “주주와 회사의 피해가 큰 만큼 법적 책임을 철저히 묻겠다”고 밝혔다.
현 경영진도 고소를 당한 상황이다. 앞서 이 전 회장이 선임한 고찬태 동성제약 감사는 6월 나원균 대표 등 경영진 3명을 횡령·배임혐의로 서울 도봉경찰서에 고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의 30.6%에 해당하는 177억 원을 횡령했다는 혐의다. 동성제약은 이에 대해 “해당 혐의는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이며, 무분별한 고소에 대해서는 형사조치도 불사하겠다”고 맞섰다.
나 대표와 이 전 회장은 다음 달 12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현 경영진 3명 해임안과 이 전 회장 측 이사 4명 선임안을 두고 표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브랜드리팩터링은 이 전 회장 지분 14.12%를 인수해 최대주주 지위를 차지했으며, 6월 30일 기준으로는 11.16%의 지분율을 보이며 최대주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나 대표는 2.88%, 자사주 7.33% 기타 소액주주 77.65%로 집계되고 있다. 소액주주들의 움직임에 따라 경영권 향방이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동성제약은 2018년부터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재무 악화로 신뢰가 흔들린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이 전 회장이 대표직에서 물러나며 조카인 나 대표에게 경영권을 넘겼지만 이 전 회장이 보유지분를 브랜드리팩터링에 매각하며 경영 복귀를 시도해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