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증시전문가들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중국 주식시장의 상승세에 주목했다. 다만 최근 상승의 배경에 펀더멘털(기초여건)은 다소 부족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승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 중국 주식시장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상해종합지수가 3770p를 돌파하며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2.9배까지 상승해 약세장이 시작된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중국 주식 비중 축소 의견이 나오고 있다. 펀더멘털이 견고하지 못한 상황에서 추가 부양책에 의존한 상승은 지속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회복 국면에 있으나 2분기 관세 충격 이후 3.5% 상향 조정에 그쳤다. 최근 주가지수 상승은 실적 개선보다는 멀티플 확장에 힘입은 결과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앞서 올해 연간 전망에서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유동성이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 이후 가계 소득은 은행 예금에 집중됐고 기관 자금은 국채시장에 몰리며 보수적 자산배분이 이어졌다. 그 결과 민간투자와 소비가 위축돼 유동성 함정이 발생했다. 이에 정부는 자산시장을 부양해 자산가격을 끌어올리고, 부의 효과를 통해 내수를 자극하려는 정책을 펼쳐왔다. 이러한 맥락이 현재의 ‘주식시장 > 매크로’ 구도를 가장 잘 설명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 = 중국 경기 우려는 여전하지만 상하이 종합지수가 10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하며 강한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8월 들어 상승 폭이 확대되며 주요국 증시 중 가장 두드러진 오름세를 보인다. 중국 본토 증시의 이런 흐름은 경제 펀더멘털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7월 주요 지표는 시장 기대를 밑돌았다.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3.7%로 예상치 4.6%에 못 미쳤고, 고정투자 증가율은 1.6%로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처음으로 1%대에 진입했다. 이는 중국 투자가 사실상 정체됐다는 의미다. 부동산 투자는 여전히 두 자릿수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제조업 투자 역시 둔화 흐름을 보인다. 여기에 생산자물가가 26개월 연속 하락하고 청년 실업률이 다시 17%대로 치솟는 등 각종 지표에서도 회복의 조짐을 찾기 어렵다.
그럼에도 중국 증시가 강세를 이어가는 배경으로는 관세 리스크 완화가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발표된 상호 관세 정책으로 중국은 고율 관세의 표적이 됐지만, 협상 과정에서 두 차례 유예되며 부담이 크게 줄었다. 반대로 다른 주요국은 예상보다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았다.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압박 강도마저 누그러진 분위기를 보이면서, 낮아진 관세 부담이 중국 증시 상승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