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매출 작년 하반기보다 늘어⋯신세계ㆍ신라도 식품 강화 나서

광복절 연휴 전 찾은 롯데면세점 김포공항점. 이곳에서 유독 ‘K마켓’ 코너가 눈에 띄었다. 일본인, 중국인 등이 많은 외국인들이 K푸드 제품을 유심히 살피고 있었다. 귀국 이후 지인들에게 선물할 한국산 먹거리 기념품을 고르는 모습이 사뭇 진지할 정도였다.
이날 기자가 둘러본 K마켓에는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등 국내 인기 라면을 한데 모아 놓은 ‘라면스테이션 존’부터 외국인들에게 필수 기념품으로 꼽히는 된 김 제품, 약과, 컵볶이까지 다양한 한국 식품들이 진열돼 있었다.
특히 외국인 방송인 타일러 라쉬가 공동창업한 브랜드 ‘한글과자’도 있었다. 한글 자모 모양 비스킷을 통해 단어 만들기 등 ‘한글 놀이’가 가능한 체험형 기념품이다. 롯데백화점이 2023년 단독으로 국내 유통을 맡은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바샤커피’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곳에선 ‘찰칵’이라 명명한 포토부스를 설치, 방문객이 즐길 체험 요소도 강화했다.
롯데면세점은 글로벌 K푸드 열풍에 부응하게 위해 식품 카테고리를 강화, 외국인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롯데면세점 김포공항점은 작년 12월 주류·담배 매장 정식 오픈과 동시에 식품 매장 리뉴얼도 단행했다. 롯데면세점은 K마켓 외에도 김포공항 면세구역에는 동원, CJ제일제당, 오뚜기, 종가 등 국내 주요 식품기업 브랜드 판매공간을 설치해 외국인 방문객들에 'K푸드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최근 면세점 이용객들은 명품, 뷰티 제품보다 K푸드 등 먹거리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높아졌다. 김포공항점의 경우 올해 상반기 식품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하반기 대비 약 13% 늘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홍삼 등 건강식품, 젓갈·액젓류, 간편조리식품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진다”며 “국적별 선호 상품을 보면, 내국인은 홍삼·김·가공식품류, 일본인은 김·초콜릿·과자류, 중국인은 홍삼·가공식품·초콜릿 순으로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롯데면세점은 제주공항점 식품존에도 솔트바치와 협업해 중국 MZ세대를 겨냥한 제니쿠키 콘셉트의 틴트케이스를 판매했는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덕분에 이곳의 7월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약 142% 급증했다.
다른 면세점들도 잇달아 식품 카테고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7월 명동점 11층을 ‘K컬처 복합 쇼핑 공간’으로 리뉴얼했다. 핵심은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로, 디저트·스낵·지역 특산품·건강기능식품까지 폭넓은 상품을 큐레이션 했다.
국내 면세점에 최초 입점한 ‘브릭샌드’, ‘그래인스 쿠키’와 같은 디저트를 시작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목 받은 ‘만나당(한과)’, ‘슈퍼말차(티)’, ‘니블스(초콜릿)’ 등에 대한 고객 호응이 뜨겁다.
신세계면세점은 외국인 여행객들 선호할 만한 브랜드와 우수 중소기업 제품 팝업존도 만들었다. 이곳에선 외국인들이 한국의 맛을 현지 지인들에게 선물할 수 있도록 차별화한 패키지와 기프트 박스를 판매한다. 이에 힘입어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식품 카테고리 매출은 7월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늘었다.
신라면세점도 지역 특색을 담은 먹거리를 앞세워 수요를 잡고 있다. 10월 제주점에 현지 디저트, 파티쉐리 업체를 신규로 입점시켜 식품 카테고리를 강화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제주 여러 곳에 퍼져있는 유명 베이커리와 카페 등 대표 상품을 한 곳에 모아 고객들에게 원스톱 쇼핑 편의를 제공함은 물론 제주의 특색 있는 미식 상품들을 한 곳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면세점에서 명품이나 뷰티 제품들을 주로 찾았다면, 최근에는 외국인들에게 식품 카테고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면세업계도 관련 카테고리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