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영끌 부활?⋯마통, 보름 만에 6000억 불었다

마통 6078억·신용대출 5961억↑
'빚투' 자금 몰리며 단기대출 급증
"마통 금리 신용대출보다 높아 주의"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불과 보름 만에 6000억 원 넘게 불어났다. 부동산과 주식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면서 단기자금 조달 수단인 마통에 수요가 몰린 것이다. 6.27 부동산 대출 규제 시행 이후에도 한도를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과 증시 불안 속 빚투 수요까지 겹친 결과다.단기 자금 조달 수요가 확대되면서 가계부채 리스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마통 잔액은 18일 기준 39조4173억 원으로 집계됐다. 7월 말 38조8095억 원과 비교하면 보름새 6078억 원 불었다. 같은 기간 신용대출 잔액도 103조9683억 원에서 104조5644억 원으로 5961억 원 증가했다.

잔액 증가는 복합적인 요인이 때문이다. 우선 부동산 시장에서는 금리 하락 기대감과 규제 시행 전 매수 심리가 겹치면서 자금 조달 움직임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단기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차주들이 마통장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내 증시가 약세를 보이자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이를 저가매수기회로 보고 마통과 신용대출을 통해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것도 영향을 줬다.

지난달부터 시행된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수요를 자극했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의 스트레스 금리가 상향되면서 대출 한도가 줄자 규제 강화 전에 미리 한도를 확보하려는 차주들이 몰린 것이다.

여기에 여름철 휴가·결혼·학자금 등 계절적 수요와 대규모 청약 증거금이 필요한 공모주 투자까지 겹치면서 단기 자금 수요가 더욱 커졌다.

문제는 가계부채가 이미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가계신용 잔액은 1952조800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24조6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2002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대 폭이다.

가계대출 잔액만 놓고 보면 1832조600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23조1000억 원 늘었으며 이는 1분기 증가액(3조 원)의 6배 수준이다. 주담대가 14조9000억 원, 기타대출이 8조2000억 원 각각 늘어나며 ‘영끌’과 ‘빚투’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투자와 생활자금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상환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마통은 일반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높고 월 단위로 이자가 붙어 잔액이 많아질수록 이자 부담이 커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차주들이 필요한 임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마통을 개설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잔액은 앞으로도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내수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신용대출이 다시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신호로, 투자 실패 시 원리금 상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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