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대차 시장의 월세화가 계속해서 속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월세 거래량이 이미 100만 건을 넘겼고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처음으로 60%대에 올라섰다.
17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전국에서 확정일자를 받은 주택 임대차 계약 중 보증부 월세를 포함해 월세를 낀 계약은 105만6898건을 기록했다.
월세가 낀 계약은 2017년 76만1507건, 2018년 78만4369건, 2019년 82만270건, 2020년 88만7887건, 2021년 97만7286건 등으로 빠르게 증가했고 2022년 140만284건으로 2010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100만 건을 돌파했다. 2023년(139만4982건)과 지난해(142만8986건)도 140만 건가량을 나타냈다.
올해는 월세가 더 빠르게 늘었다. 1~7월 기준 전국 월세 거래는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83만~84만 건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이미 100만 건이 훌쩍 넘었다.
지역별로 서울(34만3622건)·경기(29만2205건)·인천(5만1935건) 등 수도권뿐 아니라 부산(6만3171건), 경남(4만256건), 충남(3만7117건), 대전(3만6091건) 등 지방까지 월세 거래량이 역대 최다를 경신했다.

전국 기준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2020년 40.7%에서 올해 61.9%로 급격히 늘었다. 60%대를 기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월세 비중은 2021년 42.5%, 2022년 51%, 2023년 55%, 지난해 57.3% 등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반대로 전세 비중은 2020년(59.3%) 60%에 육박했으나 빠르게 줄면서 올해 38.1%까지 떨어졌다. 30%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서울은 월세 64.1%, 전세 35.9%로 월세화가 더욱 심하다.
전세의 월세화는 2020년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를 주요 내용으로 한 임대차법 시행, 2022~2023년 금리 급등 영향 등으로 전세가 오름세를 지속하며 본격화했다.
최근에는 '6·27 대출 규제'로 전세물건이 줄면서 수도권의 월세화를 더 부추기고 있다. 집주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기 위해 받는 '전세금 반환용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2억 원에서 1억 원으로 줄고 다주택자는 아예 받을 수 없게 된 영향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의 전세자금대출 보증 비율도 80%로 줄고 시중은행은 전세대출을 축소하는 상황이다.
전세의 월세화로 전월세가 모두 오름세를 지속하면서 세입자들의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2023년 5월(91.3)부터 올해 6월(100.6)까지 계속 올랐다. 월세통합가격지수는 2023년 7월(95.9)부터 올해 6월(100.6)까지 상승했다.
임대차 시장의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전셋값 상승에 따른 보증금 부담, 전세보증보험 가입 요건 강화, 전세 사기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월세화가 가속하고 있다"며 "여기에 대출 규제로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월세를 선택하는 수요가 더해지면서 월세 비중은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