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中 부동산 위기 확산…헝다 이어 2위 기업도 “청산” 명령

1위 헝다 청산명령 이후 상장 폐지 수순
작년 1월, 홍콩 거래소 거래 정지 결정
청산 명령 2위 CSCH⋯총부채 10조 원

( 선전(중국)=로이터/연합)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 상징이 된 헝다(영문명 에버그란데)가 이달 상장 폐지된다.

자산 기준 2위 부동산 기업 역시 법원에서 청산 명령을 받았다. 중국 부동산 시장이 또다시 위기에 내몰렸다는 우려 섞인 보도가 이어졌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헝다는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상장폐지 통보를 받았다. 통보는 8일 이뤄졌고 상장 폐지일은 25일이다. 헝다가 거래소 결정에 재검토를 요청하지 않으면서 폐지일은 최종 확정됐다.

2009년 홍콩증시에 상장한 헝다는 한때 중국 최고 부동산 개발업체로 이름을 알렸다. 반면 2020년부터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단속을 강화하면서 개발사 차입 한도가 제한됐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부동산 기업들은 시장 침체까지 겹치면서 경영난에 빠졌다. 헝다 역시 이 무렵 부채가 급격히 증가했다. 결국, 2021년 1월 달러 채권에 대한 첫 번째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서 부동산 시장 전체를 혼란에 빠뜨렸다.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작년 1월 29일부터 주식 거래마저 중단했다. 거래소는 18개월의 시간을 주고 거래를 재개하기 위한 지침을 하달했다. 그러나 이 기간 헝다 측은 지침과 관련해 어떤 요구도 충족하지 못했다. 법원이 지정한 청산인에 따르면 현재 헝다가 보유한 부채는 450억 달러(약 62조 원)에 달한다. 2022년 12월 재무제표에 반영된 275억 달러의 두 배다.

(출처 CSCH닷컴)

2위 기업도 청산 명령을 받았고, 주식 거래가 정지돼 있다. 홍콩법원은 홍콩 거래소에 상장한, 중국 2위 부동산 개발기업 ‘차이나 사우스 시티 홀딩스(CSCHㆍChina South City Holdings Ltd.)’를 상대로 “청산” 명령을 내렸다.

전날 블룸버그통신은 이 소식을 보도하며 “홍콩 고등법원의 이번 판결이 수년째 이어진 중국 부동산 위기가 거대 기업까지 흔들고 있음을 보여준다”라며 “정부가 부실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각종 지원책을 내놨음에도 주택 거래 부진이 이어졌고, 단기간 회복할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CSCH 연례보고서를 바탕으로 “2024년 말 기준, 총부채는 약 609억 홍콩달러(약 10조 원)에 달했다”라며 “이 회사 주식은 현재 홍콩 증시에서 거래가 중단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CSCH 역시 헝다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7월 달러화 채권에 대해 “채무 불이행”을 선언한 상태다. 1위 헝다는 작년 1월 홍콩 고등법원의 청산 명령을 받았고, 2위 CSCH는 이달에 같은 명령을 받았다. 헝다는 상장폐지가 결정됐고, CSCH는 거래 정지 상태다.

결국 중국 1~2위 부동산 기업이 잇따라 청산명령과 상장폐지(또는 거래정지) 등이 결정되면서 "중국의 부동산 위기가 도미노처럼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진다.

블룸버그 역시 “다른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도 헝다와 유사한 위험에 직면했다”고 짚었다. 16개월 넘도록 영업정지 상태인 중견 건설업체 모던랜드와 지난해 6월 청산 명령을 받은 더신그룹도 대표적이다. 일부 기업은 거래 재개를 위해 최신 감사 결과를 제출하거나 기존 청산인을 해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회계법인 딜로이트의 글렌 호 아시아태평양 파산 담당 책임자는 “중국 부동산 황금기는 끝났다. 건설업계 사업 모델도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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