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도 모르게 사라지는 카드 포인트…"올 상반기만 365억 원 소멸"

포인트 소멸액 매년 700억 원 이상
적립액은 3년 새 두 배…사용률 제자리
고령층·디지털 소외계층 접근성 한계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올해 상반기 소비자들이 사용하지 않아 사라진 카드 포인트가 365억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가 포인트 사용 홍보를 강화하고 고령층 등 정보 취약계층을 위한 별도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1일 금융감독원이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카드사 포인트 소멸액 현황'에 따르면 1~6월 전업 8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에서 약 364억7250만 원 상당의 카드 포인트가 소멸됐다. 집계에서 제외된 일부 카드 제휴사 관리 포인트 소멸액까지 포함하면 실제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 포인트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사용 시 결제 금액의 일정 비율을 적립해 주는 혜택이다. 1포인트당 1원을 현금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카드사가 항공사·통신사·쇼핑몰 등 외부 제휴사와 협력해 적립하는 제휴사 포인트도 있다. 카드사들은 유효기간(5년)이 지난 포인트를 자동 소멸시킨다.

카드사별로는 현대카드의 포인트 소멸 규모(102억 원)가 가장 컸다. 이어 △하나카드 70억 원 △국민카드 58억 원 △삼성카드 47억 원 △우리카드 40억 원 △신한카드 29억 원 △롯데카드 18억 원 △BC카드 50만 원 등으로 집계됐다. 다만 신한·현대·롯데·BC카드는 세부 내역이 없어 제휴사 포인트 소멸액이 합산에서 제외됐다.

전체 포인트 대비 소멸 비율(제휴사 제외)은 하나카드가 6.2%로 가장 높았다. 8개 카드사 평균은 2.9%였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리케이션 사용이 미숙한 어르신이라든지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는 분들이 포인트 사용법을 몰라 활용을 안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현금화 서비스의 경우도 정부 차원에서 처음 도입했을 때 보다 사용률이 낮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카드 포인트 소멸액 규모는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전업 8개 카드사의 연도별 포인트 소멸액은 △2022년 832억 원 △2023년 803억 원 △2024년 717억 원으로 매년 감소했다. 이는 2018년 카드 포인트 현금화 제도 도입과 2021년 금융위원회, 여신금융협회가 '카드 포인트 통합조회 및 계좌입금 서비스'를 운영한 효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여전히 매년 700억 원이 넘는 포인트가 사용되지 못한 채 사라지고 있어 금융당국과 카드 업계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카드사 포인트 적립액이 빠르게 늘고 있단 점에서 실질적 보완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업 8개 카드사의 포인트 적립액은 2021년 3조1209억 원에서 2024년 5조9984억 원으로 3년 만에 약 92%(2조8775억 원) 증가했다.

이 의원은 "카드사 포인트 적립 규모가 매년 늘어나고 있음에도 여전히 상당액의 포인트가 소멸돼 소비자의 권익이 침해받고 있다"며 "소비자가 적립 혜택을 실질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포인트 사용처를 지속적으로 안내하고 있지만 개인 소비 성향에 따라 아껴두다 소멸되는 경우 등도 있다"며 "포인트 소멸 사전고지 시점을 조금 더 당기거나 포인트 사용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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