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비켜” 현대차그룹 상반기 영업익 ‘톱2’…고수익차로 관세 넘는다

현대차그룹, 영업이익률 폭스바겐 2배 이상
하반기 고수익 차종 확대로 수익성 방어
성장 주춤한 테슬라·BYD…연간으로도 2위 노린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부문에서 독일 폭스바겐그룹을 제치고 글로벌 완성차 2위에 올랐다. 판매량 기준 글로벌 3위인 현대차그룹이 수익성 부문에서 처음으로 폭스바겐을 넘어섰다. 미국의 고율 관세가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타격을 준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발빠르게 대응하며 선방했다는 평가다.

10일 본지가 글로벌 완성차업체 상반기(1~6월) 실적을 분석한 결과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제네시스)은 전 세계에서 365만4522대를 팔았다. 도요타그룹(515만9282대), 폭스바겐그룹(436만3000대)에 이어 판매량 기준 3위다.

그러나 수익성은 판매 순위와 달랐다. 판매기준 글로벌 1위인 도요타그룹은 같은 기간 매출 24조6164억 엔(약 231조7800억 원), 영업이익 2조2821억 엔(약 21조4900억 원)으로 1위를 지켰다. 현대차그룹은 매출 150조616억 원, 영업이익 13조86억 원을 기록해 영업이익에서 폭스바겐(10조8600억 원)을 추월했다. 영업이익률도 도요타(9.2%)에 이어 8.7%로, 폭스바겐(4.2%)의 두 배 이상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 영업이익이 반기 기준으로 폭스바겐그룹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매출은 폭스바겐그룹이 1583억6000만 유로(약 256조5200억 원)로 현대차그룹보다 앞섰다.

지난해 판매량 기준 4위인 미국 GM그룹은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매출 911억 달러(126조8000억 원)를 기록했지만, 조정 후 순이익은 46억8000만 달러(6조5000억 원)에 그쳤다.

업계는 이번 순위 변동을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로 해석한다. 과거에는 판매량이 수익성으로 직결됐지만 관세·전기차 전환·환경규제 강화 등 변수가 늘면서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략이 유효해졌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이 소형·준중형차 비중을 줄이고 SUV·프리미엄·전동화 모델 비중을 확대한 전략이 통했다는 방증으로도 읽힌다.

하반기에도 현대차그룹은 하이브리드차(HEV)와 고수익 차종 판매 확대로 수익성 방어에 나선다. 윤태식 현대차 IR 실장은 2·4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앞으로도 하이브리드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을 지속 증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성국 기아 IR 담당 전무도 “올해 상반기 하이브리드 성장의 약 70%가 미국 시장에서 나왔다”면서 “하반기에는 전년 대비 100% 이상 하이브리드 판매를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관세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에 효율적으로 대응하면 연간 수익성 기준 글로벌 2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 인하폭이 당초 목표(12.5%)에 못미쳤지만 현대차 뿐 아니라 전체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적용되는 만큼 현지 생산 증대 등으로 충격을 완화할 여지가 크다는 관측도 이를 뒷받침한다. 기아는 2026년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모델의 미국 생산을 검토 하고 있다.

가장 큰 경쟁업체인 폭스바겐그룹이 주력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 중이고, 전기차 업체 미국 테슬라와 중국 BYD도 성장세가 둔화한 점 역시 현대차그룹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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