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에 뜬 ‘폭싹 걸렸수다’…금감원, 병의원 중심 보험사기 예방 총력전

성형외과 밀집 지역 대형 스크린 설치·의료인 구직사이트 배너
드라마 패러디·이마트 스크린도 총동원

▲보험사기 예방 캠페인의 일환으로 8월 서울 강남 등 전국 이마트 매장 내 스크린에 보험사기 처벌 강화를 알리는 경고성 광고가 송출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제공)

금융감독원이 병의원을 타깃으로 한 보험사기 예방 홍보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최근 조직적인 보험사기 수법에 병원 관계자와 보험설계사가 동시 가담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다. 성형외과가 밀집한 서울 강남역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는 한편 의료인 전용 구직 사이트와 전국 이마트 매장 영상 광고를 통해 처벌 수위를 적극 알린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4일 “생·손보협회와 협업해 보험사기 예방 및 근절을 위한 대국민 집중 홍보 3차 캠페인을 온·오프라인 동시 전개한다”며 “병·의원과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보험사기의 위험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경각심을 제고하기 위한 집중 홍보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1조1502억 원, 적발 인원은 10만 명을 넘었다. 특히 최근에는 병·의원 및 브로커(설계사) 등이 결부돼 진단서를 위·변조하는 등 그 수법이 갈수록 지능화·조직화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5월 적발된 일명 ‘MZ조폭 보험사기’ 사건에서는 조폭이 모집한 가짜환자가 보험설계사 지시에 따라 조직적으로 보험에 가입하고 허위 청구를 통해 보험금 21억 원을 편취해 174명이 검거됐다. 7월에는 설계사가 가짜환자로 위장해 한방병원에서 도수치료를 빙자해 피부미용을 시술한 뒤 보험금 10억 원을 편취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번 3차 캠페인의 핵심은 병의원 타깃 온·오프라인 홍보다. 성형외과 등 병·의원이 밀집한 강남역 일대에 다음 달 1일부터 대형 스크린(총 69면)을 설치해 ‘보험사기 연루 시 최대 무기징역’ 등 강화된 양형기준을 집중 노출한다. 강남역 2호선·신분당선 3번~6번 출구 구간은 월평균 유동인구 450만 명에 달하는 곳이다.

의료인 구직·개원 플랫폼에도 광고를 집행한다. 오는 4일부터 의사 전용 커뮤니티 ‘메디게이트’와 의사·간호사 등 의료계 종사자 구인·구직사이트 ‘메디잡’에 배너광고를 게재한다. 두 사이트는 월·일 방문자 수 기준 각각 5만 명, 37만 명 규모다.

여기에 인기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를 패러디한 콘텐츠도 제작했다. ‘폭싹 걸렸수다’ ‘폭싹 망했수다’ 등 문구가 담긴 홍보물을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를 통해 전파하고 같은 내용을 전국 이마트 101개 지점의 659개 모니터에 송출할 계획이다. 계산대·엘리베이터 등 동선에 따라 고객이 자연스럽게 광고를 접하게 설계했다.

금감원은 연말까지 대국민 집중 홍보 캠페인을 총 4회에 걸쳐 이어갈 예정이다. 자동차 수리비 등 중복·허위 청구, 도수치료 가장 실손보험금 허위 청구 등 다양한 유형의 보험사기 사례를 소개하고 소비자 대응 요령도 함께 안내하는 연재 보도자료를 순차 배포한다.

또한 배너광고·이벤트 등 시민 참여형 콘텐츠도 병행한다. 금감원은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솔깃한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하고 보험사기 의심 사례를 알게 된 경우 금융감독원 또는 보험 회사의 보험사기 신고센터에 적극 제보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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