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 인지도 96%…94%는 증상 있어도 시력 교정 안 해

한국인은 노안에 대한 인지도가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높지만, 정작 불편함을 방치하고 시력 교정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고령화에 대비하고, 노년기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노인의 눈 건강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노인의 시력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다수의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지역사회간호학회지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 2069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시력 저하가 있는 노인은 감각 기능이 정상인 노인에 비해 인지기능이 저하될 확률이 1.68배 높았다. 한국노년학회에서도 65세 이상 노인 267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에서 시력제한을 경험하는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2년 후 노년기 장애가 발생할 확률이 1.7배 높다는 결과를 확인한 바 있다.
문제는 국내 노인들이 노안의 증상을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시력 교정에는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존슨앤드존슨 콘택트렌즈 브랜드 아큐브(ACUVUE)가 최근 아시아 지역 중장년층 2500명을 대상(한국인 500명)으로 벌인 노안 대응 실태 설문조사 결과, 40~55세 한국인의 노안 인지도는 96%로 아시아 주요 국가의 평균(90%)보다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응답자의 94%가 한 가지 이상의 노안 증상을 경험하고 있음에도 불편함을 참고 임시방편에 의존하며 시력 교정을 미루고 있었다.
응답자들은 대표적인 노안 증상으로 눈의 피로감(83%)과 화장 또는 면도 시 어려움(61%)을 꼽았으며, 두 항목 모두 아시아 주요 국가 평균(각각 78%, 51%)을 웃돌았다. 또한 응답자 다수는 △어두운 곳에서 사물 보기(74%) △약병 라벨 또는 핸드폰 화면의 작은 글씨 읽기(73%) △근거리 작업 수행(72%) 등 일상생활 전반에서 다양한 불편함을 겪었다.
한국인은 노안을 외모 변화 다음으로 대표적인 노화 징후로 인식하고 있으며, 전체 응답자의 93%는 나이와 관련된 시력 변화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시력 변화로 인해 일상에서 불편을 겪는 비율은 아시아 주요 국가 평균 71%를 크게 웃도는 79%로, 조사 대상국 중 시력 변화에 대한 인식과 불편이 가장 두드러졌다.

노안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만, 한국인 다수는 시력 교정보다 임시방편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안 진단을 받은 한국인 중 5명 중 3명(59%)은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등 시력 교정을 하지 않았다. 대신 글씨 크기 확대(37%), 사진 촬영 후 확대해 보기(36%), 팔을 뻗어서 보기(33%) 등으로 불편을 해결했다.
다만 노안을 교정할 방법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노안 교정 솔루션으로서 다초점 콘택트렌즈에 대한 인지도는 43%로, 아시아 주요 국가 평균(33%)보다 높아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콘택트렌즈를 사용 중이거나 사용할 의향이 있는 응답자의 63%는 안경보다 콘택트렌즈 착용 시 자신감이 높아진다고 응답해, 적절한 시력 교정이 일상생활의 자율성과 심리적 만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정현 한국존슨앤드존슨 비전 대표는 “한국의 중장년층 다수는 노안으로 인한 불편을 감수하며 임시방편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지만, 이는 마치 신발 안에 돌멩이를 넣고 걷는 것과 같이 불편함을 넘어서 장기적으로 더 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라며 “존슨앤드존슨은 노안으로 인한 불편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일상에 적합한 시력 교정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노안은 수정체의 조절력이 감소해 평소에 비해 가까운 거리가 잘 안 보이게 되는 현상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는 노화에 따라 수정체의 탄력이 감소해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변화로, 40대 초반부터 증상이 나타나고 60대까지 진행된다. 원래 근시가 있었던 사람은 안경을 벗거나 안경 도수를 낮춰 불편함을 줄일 수 있어서 노안 증상을 다소 늦게 체감하게 된다. 반면, 원래 원시가 있었던 사람은 노안 현상을 더욱 일찍 느끼게 된다.
노안은 비가역적이며, 현재까지 예방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되지 않았다. 기본적인 치료는 근거리용 안경을 사용하는 것이며, 이중초점렌즈나 누진다초점렌즈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레이저나 고주파를 이용하는 각막 수술, 백내장 수술과 동시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등의 수술적 치료 방법도 있지만, 이 역시 눈 건강에 부담이 적지 않은 방법으로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