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훈풍에 캐파 키우는 화장품ODM 투톱⋯뒤쫓는 코스메카·씨앤씨

▲국내 화장품 ODM 기업 4사 연간 생산능력 (이투데이 그래픽팀=손미경 기자)

중소기업 중심의 K뷰티 브랜드 인기가 세계적으로 계속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국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사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21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ODM 기업들은 빠르게 늘어나는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외 공장을 신설하는 등 연간 생산능력(CAPA·캐파)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ODM사는 탄탄한 기술력과 뛰어난 제조능력에 단순한 제품개발이 아닌 적극적인 제품기획으로 글로벌 고객사를 다수 보유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는 글로벌 1·2위 기업으로 지난해 나란히 연 매출 2조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두 기업의 2분기 실적 역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국내 화장품 ODM 위상을 크게 높이자 후발주자들도 덩달아 빛을 보고 있다. K뷰티 인기에 힘입어 포트폴리오와 생산기지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는 상황. 이들은 스킨케어 또는 색조 화장품 중심에서 종합 ODM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국내 화장품 ODM 3위 업체 코스메카코리아(코스메카)는 지난해 매출 5000억 원을 넘어서며 창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창립 25주년을 맞은 코스메카는 품질 역량 강화와 생산능력 증대 등을 통해 연 매출 1조 원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세웠다.

코스메카는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K뷰티 인기 속 코스피 편입을 통해 자금 수급을 원활화하기 위함으로 해석하고 있다. 코스메카는 스킨케어 중심으로 성장했는데, 색조 분야로도 발을 넓힌다는 계획을 세웠다. 추가 자금 조달 시 해당 작업이 더욱 수월해질 수 있다. 코스메카는 5월부터는 해외 수요가 큰 ‘K마스크팩’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청주공장을 새로 가동하며 연간 6600만 개의 캐파를 추가한 상황이다.

4위 씨앤씨인터내셔널(씨앤씨)은 반대로 색조 화장품 전문 ODM사로, 스킨케어로 확장 중이다. 최근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센트에쿼티파트너스(EP)가 씨앤씨 지분 40%를 인수하면서 신세계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씨앤씨는 현재 스킨케어 라인 보강과 캐파 확대를 위해 2027년 준공을 목표로 청주공장을 짓고 있다. 청주공장 가동 시 연간 10억 개 이상 생산능력을 추가 확보 예정이다. 현재 국내와 중국 공장 캐파의 두 배 이상으로 한국콜마의 국내 생산능력과 견줄 만한 규모다.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금액 중 450억 원을 투입할 만큼 캐파 확대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역시 생산능력을 적극적으로 늘리면서 3·4위 업체와의 격차가 더욱 커질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한국콜마는 최근 미국 2공장을 가동하면서 현지에서만 연간 3억 개에 달하는 캐파를 확보했다. 국내에서는 색조 화장품 강화를 위해 인천남동공단에 신규 공장을 설립할 예정으로, 가동 시 색조 화장품 캐파가 두 배로 증가한다.

코스맥스 역시 올해 국내 공장 증설을 통해 약 1억 개 생산능력을 확대했고, 현재 상하이 신사옥과 인도네시아·태국 신공장이 지어지고 있어 2027년까지 지속적으로 캐파가 늘어날 전망이다.

한 ODM사 관계자는 “K뷰티 ODM 기업들의 기술력은 이미 전 세계 뷰티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며 “산업 전반이 커지고 있어 각자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함께 성장하는 방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