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보유 유가증권 384조…환율 하락·국채 만기 겹쳐 5년래 최저

외환보유액 환율 반영으로 급감+단순매입 보유 국고채 1.48조 6월 만기
국고채 단순매입 3년째 전무, RP매각 규모 보면서 할 예정

(한국은행)

한국은행이 보유한 유가증권 규모가 384조원대로 뚝 떨어지며 5년1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외환보유액이 환율 재평가 영향으로 급감한데다, 한은이 단순매입한 국고채 일부가 만기도래하면서 관련 잔액이 감소한 결과다.

21일 한은 대차대조표에 따르면 6월말 기준 한은 보유 유가증권은 직전월말보다 23조2421억원 감소한 384조77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5월(378조9098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월대비 감소폭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기 시작한 2020년 1월 이래 최대치다.

여기서 유가증권이란 한은이 국고채 단순매입으로 보유 중인 국고채를 포함한 국채나 정부보증증권, 외자운용원이 운용 중인 외화 채권 및 주식 등 외환보유액 등을 포함한 개념이다. 다만, 외환보유액 중 정부 소유 외국환평형기금(외평채) 등은 제외된다.

이같은 감소세는 크게 두 가지 요인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외환보유액이 환율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급감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대차대조표를 원화 기준으로 작성 중이며, 외화자산 부문은 반기마다 반기말 환율로 평가하고 있다. 즉, 6월말과 12월말 환율을 각각 6월부터 11월까지, 12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적용하는 식이다.

6월말 외환보유액은 4102억달러로 직전달(4046억달러)보다 56억1000만달러(1.4%) 증가했다. 하지만 6월말 원·달러 환율이 1356.4원으로 작년말 1470.0원 대비 114원 급락했다. 이를 감안한 원화기준 외환보유액은 5월말 594조7557억원에서 6월말 556조3993억원으로 38조3564억원 가량 감소했다(정부 보유분 포함).

복수의 한은 관계자는 “월별 대차대조표는 반기말 기준 환율을 반영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이 환율 하락분을 반영하다보니 줄게 됐다”며 “여기서 외환보유액은 정부 보유분을 제외한 한은 보유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이투데이 추정)
한은이 단순매입으로 보유중인 국고채가 만기도래하면서 관련 잔액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한은이 보유했던 국고채 15-2(2015년 2번째 지표물)종목과 22-4종목이 6월10일 만기도래한 바 있다. 한은은 각각 1조1200억원과 3600억원어치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돼 6월에만 1조4800억원이 감소했다.

한은은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을 위한 담보증권을 확보하거나, 금융위기시 시장안정을 위해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하고 있다. 단순매입으로 한은이 보유 중인 국고채 규모는 현재 23조2700억원 수준이다.

한은은 2022년 9월29일 당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3조원을 단순매입한 이래 3년째 단순매입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이 기간 중 단순매입 규모 감소액은 8조46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총 만기도래 규모도 3조8500억원에 달한다. 연말까지 단순매입이 없다면 한은 보유 국고채 규모는 21조6400억원으로 감소한다. 이는 2019년 16조3300억원(연말기준) 이후 6년만에 최저치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는 “올해 만기도래 규모가 3조9000억원 가량 된다. 이중 6월 만기도래 규모가 1조5000억원 정도다. 이 영향이 대차대조표에 반영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올 연말 단순매입 보유 잔액이 20조원을 밑돌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20조원을 밑돌아야 추가 단순매입을 할 예정인가라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너무 오랜기간 단순매입을 하지 않았던 만큼 단순매입을 하게 되면 (채권시장 등에서) 무슨 이슈가 있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 RP매각 규모를 보면서 단순매입을 다시 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한국은행, 이투데이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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