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인기에 올해 누적 수출 5억 달러
‘현지인 입맛’ 저격 제품 출시 잇달아

K콘텐츠가 확산하면서 외국인들에게 ‘검은 종이’로 여겨지던 식재료 K-김이 K푸드 인기 대열에 합류했다. K무비ㆍ드라마에 힘입어 호기심을 자극하는 한편 특유의 감칠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한국 김은 역대 최대 수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덕분에 수출 품목도 단순 조미김에서 냉동김밥, 김스낵 등으로 확산해 새로운 건강 간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25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과 한국수산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국내 김 누적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4억3270만 달러)보다 14.7% 늘어난 4억96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고치다. 이 기간 수출된 물량은 1만7484t(톤)으로, 작년 한 해 총 수출 규모(3만3885t)의 절반에 이를 정도로 빠른 판매 속도를 보이고 있다.
K-김이 주로 수출되는 국가는 미국과 중국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 수출 규모는 올 1분기에만 5790만 달러에 이른다. 그 뒤를 이어 중국(5110만 달러)과 일본(3440만 달러), 태국(3420만 달러), 러시아 순이다.
국가에 따라 수출되는 김 형태도 각양각색이다. 김을 과자처럼 즐기는 미국의 경우 조미김 인기가 단연 뜨겁다. 미국에 수출된 조미김은 1367톤(t)으로 한국 조미김 전체 수출량의 30.2%에 이른다. 특히 최근엔 미국에서 냉동김밥이 가성비 높은 건강식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K푸드 유망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에서는 마른김 수출이 대부분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1분기 중국으로 수출된 마른김은 2258t으로, 이는 국내 마른김 전체 수출량의 40.3%에 이른다. 이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의 영향으로 중국 현지에 김밥 붐이 일면서 마른김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공격적인 기업은 풀무원으로, 중국 대형 유통채널인 샘스클럽(Sam’s Club)에서 냉동김밥 판매를 개시해 매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건강 간식에 대한 수요가 높은 유럽과 미국을 전략국가로 삼고, 2022년 ‘K-김스낵(비비고칩·크리스피스)’ 제품을 출시했다. 씨솔트, 코리안 비비큐, 핫칠리 등 현지인들의 선호하는 소스를 접목해 현지화를 꾀했다. CJ제일제당의 김스낵과 조미김이 판매되는 국가는 60여 개 국가에 달한다.
동원F&B도 2020년 간식용 ‘양반 김부각’을 출시, 수출에 힘을 싣고 있다. 미국, 태국, 중국 등 해외에서는 김을 밥 반찬이 아닌 간식으로 먹는 점에 착안했다. 대상은 인도네시아에서 현지생산한 ‘마마수카’ 브랜드를 앞세워 현지 주요 유통 채널에서 김 스낵 판매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해외 판매량이 빠르게 늘면서 K-김은 세계 김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김 수출 확대에 대해 '한류 연계 K브랜드 확산 사업'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정부도 프리미엄 수산물 브랜드인 '케이-김(K-GIM)'를 운영해 국산 김 인지도를 높이고 미국과 중국을 대상으로 국산 김의 판로를 확대하기 위해 현지 온라인몰에 한국수산식품 전용관을 운영하는 등 마케팅과 홍보를 지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