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재 많은데…‘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후발주자 급증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의 바이오시밀러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주요 물질 특허 만료 이후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이 본격적으로 국내 출시된 것은 물론, 후발 기업들도 국내외 허가를 예고해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아일리아의 주요 물질특허가 국내에서 지난해 1월 만료되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아일리아는 미국 리제네론과 바이엘이 개발한 황반변성 치료제로, 혈관내피생성인자(VEGF)에 결합해 신생혈관 형성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망막 부종과 시력 저하를 억제한다. 2023년 단일품목 매출 약 94억 달러(12조7934억 원)를 기록해 안질환 분야를 넘어 전체 의약품 시장에서 손에 꼽히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현재 국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스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삼일제약과 아필리부를, 셀트리온이 국제약품과 아이덴젤트를 각각 지난해 출시했다.

아필리부는 지난해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 5월 국내 첫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로 출시됐다. 이후 오퓨비즈라는 제품명으로 같은 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11월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 허가도 획득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 한국 등 10개국에서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 환자 44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임상 3상을 통해 아일리아 대비 동등성과 유사성을 확인했다.

아이덴젤트는 지난해 5월 식약처 허가를 받아 9월 국내에 출시됐다. 이후 올해 2월 유럽 EC, 4월 호주 의약품청(TGA)에서 허가를 획득했다. 셀트리온은 스페인, 폴란드 등 13개국에서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 3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임상 3상에서 아일리아와 동등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바 있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로 국내 출시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아필리부(왼쪽)와 셀트리온의 아이덴젤트. (각사)

아필리부와 아이덴젤트는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저렴한 가격이 최대 강점이다. 40mg/mL 용량을 기준으로 아필리부의 보험약가는 35만 원으로, 바이오시밀러 출시로 인하되기 이전의 아일리아 보험약가(70만8740원)와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아이덴젤트 역시 33만 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보험약가가 책정돼 있다.

앞으로 후발 기업들의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 진입도 예고돼,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천당제약은 SCD411, 알테오젠은 ALT-L9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심사 절차를 밟고 있다. 특히 삼천당제약은 최근 캐나다보건부(HC)에서 SCD411에 대한 허가를 획득해, 현지 판매 개시가 임박했다.

황반변성은 안구 망막 중심부의 신경조직인 황반이 노화, 염증 등의 원인으로 손상돼 시력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이다. 증상을 방치하면 실명을 유발할 수 있으며, 완치할 수 없어 지속적인 투약과 치료로 시력을 유지해야 한다.

인구 고령화로 황반변성 환자도 빠른 증가세를 보인다. 2020년 20만1376명이었던 국내 황반변성 환자 수는 점차 증가해 지난해 56만3393명에 달해 5년 사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같은 기간 요양급여비용총액 역시 1721억7350만 원에서 4345억1475만 원까지 불어났다.

시장 규모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 세계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98억4000만 달러(13조4089억 원)로 파악됐으며, 2028년에는 약 132억 달러(17조9929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