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메가법안 통과] 트럼프式 경제 실험 본격화...재정 부담은 가중

감세·복지 축소로 경제 정책 대전환
향후 10년간 4조5000억 달러 감세 효과 추정
재정적자는 3조4000억 달러 확대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디모인에 있는 아이오와주 박람회장에서 열린 '미국을 향한 경의' 기념 행사에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2기 핵심 국정과제 실현을 위한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이 3일(현지시간) 미국 의회를 최종 통과함에 미국 경제정책의 전환을 이뤄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OBBBA에는 감세, 불법이민 차단 강화, 취약계층 복지ㆍ친환경 에너지 보조금 예산 삭감 등 트럼프가 공약했던 주요 내용이 총망라됐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이로 인한 감세 규모가 향후 약 10년에 걸쳐 4조5000억 달러(약 6100조 원)로 추정했다.

먼저 개인소득세율과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 트럼프 첫 임기 동안 시행된 감세 조치를 연장했다. 또한 팁 및 초과 근무수당 면제 등도 포함됐다. 신생아에게 1000달러(약 136만원) 예금 계좌 제공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러한 각종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고령자·장애인을 위한 건강보험인 메디케이드, 저소득층 식료품 지원 제도인 ‘푸드 스탬프’ 등에 관한 예산은 대폭 축소됐다. 또 청정에너지 세액공제 폐지, 전기차 구입 세액공제 종료 등 전임 조 바이든 정부가 중점 추진한 정책을 지우기 위한 조치도 포함됐다.

미국 재정 ​​정책에 대한 초당파적 분석을 제공하는 의회예산국(CBO)와 조세공동위원회는 이 조치로 향후 10년간 현행법 기준치 대비 최소 3조4000억 달러(약 4640조 달러)의 재정적자가 불어날 것으로 봤다. 미국 재정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를 더욱 키울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번 감세와 규제 완화로 인한 경제성장과 관세 수입이 이 법안의 비용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는 이 법안의 감세 조치가 향후 4년 동안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누적으로 총 4.2%~5.2%를 더 끌어올릴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실제로 얼마나 많은 세수를 이뤄낼지 우려와 불확실성은 고조되고 있다. CBO는 5월 13일까지 시행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가 2035년까지 10년간 재정적자를 2조8000억 달러 줄일 것으로 추정했다.

단 OBBBA는 이르면 내달 말께 한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연방 정부의 부채 한도를 5조 달러 높였다. 이에 단기적으로 연방 정부의 디폴트 가능성은 사라졌다.

아울러 취약계층의 복지 혜택 대폭 축소에 따른 후폭풍도 우려되고 있다. CBO는 이번 메디케이드 변경으로 인해 2034년까지 1180만 명의 미국인이 건강 보험을 잃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또 저소득층 식비지원 프로그램인 영양보충지원프로그램(SNAP) 예산 삭감으로 인해 프로그램 참여자 320만 명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내년 11월 연방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 등을 선출하는 중간선거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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