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뉴로토브, 노보렉스 비임상 박차…에이비엘바이오, 사노피와 미국 1상 순항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만성·난치성 질환인 파킨슨병 치료 신약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파킨슨병은 신경 세포가 점차 소멸해 뇌 기능에 다양한 이상이 생기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고령화에 따라 환자가 늘면서 신약에 대한 미충족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HLB뉴로토브, 노보렉스, 에이비엘바이오 등이 파킨슨병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기업들은 전임상 및 1상 등 초기 단계에서 후보물질의 효과와 안전성 등을 확인하고 있다.
HLB제넥스 자회사 HLB뉴로토브는 NT-3를 개발 중이다. NT-3는 도파민 신경 내 칼슘 증가를 차단해 도파민 세포의 사멸을 억제하고 동시에 뇌 특정 부위에서 발생하는 병리학적 흥분성 신호를 줄여준다.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인 떨림, 서동(운동 완만) 등 행동장애를 개선하는 3세대 파킨슨병 치료 후보물질이다.
최근 NT-3는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이 주관하는 2025년 제1차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HLB뉴로토브는 향후 2년간 약 15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게 됐다. HLB뉴로토브는 곧 착수할 영장류 시험 등 NT-3 개발에 속도를 내고, 향후 작용 기전이 과학적으로 입증될 경우 임상에 진입과 함께 글로벌 기업과 전략적 협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노보렉스의 후보물질 NRX02067 역시 KDDF의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돼, 개발에 속도를 더하게 됐다. NRX02067은 파킨슨병의 주요 병인으로 알려진 류신 다존성 반복 키나아제2(LRRK2) 단백질의 과활성화를 억제하는 저해제다. 노보렉스는 생쥐 모델에서 NRX02067를 활용해 6개월간 연구를 진행한 결과, 동일 계열 약물 대비 높은 수준의 파킨슨병 행동 개선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노보렉스는 NRX02067가 LRRK2를 저해하면서 세포 내 소기관의 기능 회복을 유도해,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비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 프로파일을 검증하고 있으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 항체 신약 ABL301의 미국 1상을 진행 중이다. ABL301는 에이비엘바이오의 뇌혈관장벽(BBB) 투과 플랫폼인 그랩바디-B(Grabody-B) 기술을 적용한 물질로, 파킨슨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물질인 알파-시뉴클레인 축적을 억제하는 항체를 뇌 안으로 전달해 치료 효과를 높인다.
ABL301는 2022년 사노피에 9억8500만 달러(1조3440억 원)에 기술이전된 이후, 에이비엘바이오와 사노피가 공동연구개발위원회를 구성해 함께 연구하고 있다. 사노피는 앞서 4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파킨슨병 국제학회(AD/PD)에 참석해 원숭이 실험에서 ABL301가 단일항체 대비 약물의 뇌 조직 및 뇌척수액 검출양이 많았다는 비임상 데이터를 구두 발표했다.
현재 시중에는 파킨슨병을 완치할 수 있는 근본적 치료제가 없다. 도파민 결핍이 파킨슨병의 주요 병리기전으로 밝혀진 만큼, 일시적으로 증상을 호전시키는 도파민 전구물질인 레보도파 등을 비롯해 뇌 내 도파민 농도를 높일 수 있는 약제들이 사용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Data)에 따르면 전 세계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19년 35억 달러(약 4조7253억 원)로 파악됐으며, 연평균 약 12.6% 성장해 2029년에는 115억 달러(약 15조5238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