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정기획위원회가 19일 정부 부처들의 업무보고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며 전 부처에 대한 전면 재보고 수준의 절차를 밟기로 했다.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어제 진행된 업무보고는 한마디로 실망"이라며 "공약 분석도 반영도 부족하고 내용이 없었다. 구태의연한 과제들의 나열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조 대변인은 "새 정부에 맞는 비전이나 계획이 구체적으로 세워지지 못했다"며 "어떤 부처는 공약을 빙자해서 부처가 하고 싶은 일을 제시하는 일도 벌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3년 내란 6개월 동안 공직사회가 혼란스럽고 무너졌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강도 높게 질타했다.
국정기획위는 부실한 업무보고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조 대변인은 "전 부처 업무보고를 다시 받는 수준으로 다시 할 것"이라며 "3일간 지적되고 제시된 여러 생각들을 잘 반영해서 새 정부 국정비전과 철학들을 깊이 고민하면서 제대로 된 업무보고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진행된 업무보고에서는 각 부처별로 다양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기획재정부는 업무보고에서 세수 추계 정확성과 재정 지속가능성 확보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잠재성장률 하락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요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업무보고에선 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구체적 이행계획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나왔다. 특히 GPU 등 AI 인프라 확보와 AI 투자 100조 원 달성 계획의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부 업무보고에선 AI 교육 방향과 관련해 초중등 교육부터 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 and Mathematics) 교육 실시 필요성이 제기됐고,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과 관련해서는 거점 국립대 역량 강화와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교육-취업-창업의 선순환 구조 구축 방안이 논의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선 K컬처 시장 300조 원 시대 달성 방안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대통령 집무실의 청와대 복귀와 관련해 현재 청와대를 관리하는 청와대재단 문제를 깊이 있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국방부 업무보고에서는 방첩사령부 개편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조 대변인은 "방첩사령부가 지난 불법 계엄과 내란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며 "방첩사를 개편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국방부와 국정기획위원회가 같이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는 조세재정제도개편 TF 구성도 발표됐다. 정태호 경제1분과장이 팀장을 맡고 안도걸, 오기형, 김남기 의원이 참여한다. 규제개혁 TF도 구성 중이며 오후에 추가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