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중국 이행 정도 따라 규제 완화
트럼프·시진핑 승인 후 시행
美항소법원 “항소심 기간 상호관세 효력 유지”

미국과 중국이 무역 문제와 관련한 2차 장관급 회의를 마치고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체결한 합의 내용을 착실히 이행하기로 합의했다. 회담에 참여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가 잘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양국은 전날부터 이틀간 영국 런던에서 2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하고 제네바 합의와 양국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이행할 프레임워크에 합의했다.
2차 회담은 지난주 미국과 중국 정상의 전화 회담에 이어 영국 런던 버킹엄궁전 인근 랭커스터 하우스에서 이틀간 총 20시간에 걸쳐 진행됐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차관) 등이 참석했다.
미국과 중국은 향후 프레임워크의 내용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각각 보고하고 승인을 받아 시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회담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미국 측은 주요 쟁점이었던 희토류 수출통제 문제가 해결될 것임을 확신했다.
러트닉 장관은 2차 회담에 대해 “(제네바 합의에) 구체적인 내용을 더한 것”이라며 “이로 인해 중국의 핵심 광물과 희토류 수출 통제, 최근 도입된 미국의 대중국 수출 제한 조치가 해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취한 몇 가지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 균형 잡힌 형태로 해결될 것”이라며 “중국이 라이선스를 승인하면 우리 측 수출 규제 이행 역시 완화할 것으로 기대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그리어 대표는 “다른 회담은 예정돼 있지 않다”면서도 “양국은 자주 의사소통하고 있어 필요하면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 정부가 대중 관세 부과의 근거로 삼은 합성 마약 펜타닐 문제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있어 우선 사항”이라며 “이 문제에 대해 중국 측의 큰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 측 대표 중 한 명인 리 부부장은 “전문적이고 합리적이며 깊이 있고 솔직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며 “공통된 인식을 실행하는 기본적인 틀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진전이 양국 간 신뢰를 높이고 세계 경제 발전에 활력을 더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양국은 지난달 10~11일 스위스에서 열린 1차 회담에서 서로 관세를 대폭 인하하고 무역 제한 조치를 철회하기로 합의했는데, 이번 회담은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희토류 수출 통제와 반도체 수출 규제를 서로 어떻게 완화할지가 초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제네바 합의 이후에도 희토류 광물 공급 재개를 늦추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와 비행기 부품, 화학제품, 핵 관련 물질의 대중국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2차 합의에 따라 희토류 공급을 완화하는 대가로 이러한 제한은 해제될 전망이다.
한편 미국 연방 항소법원은 이날 상호관세 조치를 당분간 유지해달라는 미국 행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미국 워싱턴D.C. 연방 항소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문제와 관련한 항소심 본안 심리가 끝날 때까지 그 효력이 지속된다고 결정했다. 항소법원은 다음 심리를 7월 31일에 진행하겠다고 밝혀 관세 조치는 앞으로 최소 2개월 동안 유지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