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넷플릭스가 27일 공개 예정인 ‘오징어 게임 시즌3’를 기점으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 체제를 굳힐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토종 OTT들의 하락세 속에 넷플릭스의 이용자 수만 나 홀로 꾸준히 증가하며 국내 콘텐츠 투자와 유통에서도 사실상 ‘1강 체제’가 굳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팬 이벤트 행사 '투둠 2025'에서 '오징어 게임 시즌 3'의 메인 예고편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글로벌 마케팅에 돌입했다.
오징어 게임3 공개 이후 넷플릭스의 이용자가 대폭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4주차의 국내 넷플릭스 앱 사용자 수는 집계 이래 가장 많은 975만 명으로 기록됐다. 오징어 게임 2 공개 전인 직전 주(788만 명) 대비 일주일 만에 앱 사용자 수가 187만 명 급증한 것이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OTT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넷플릭스가 1406만 명으로 1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의 MAU는 1년 전보다 277만 명 증가한 수치다.
연말에 출시한 오징어 게임2 출시 효과뿐 아니라 넷플릭스가 네이버와 협업한 이후 이용자 수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월 4900원의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통해 넷플릭스의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와 유사한 혜택을 제공하면서 이용자 유입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넷플릭스가 최근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5500원에서 7000원으로 인상하면서 이른바 ‘네넷 효과’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토종 OTT 플랫폼은 일제히 이용자가 줄었다. 쿠팡플레이는 702만 명에서 689만 명으로, 티빙은 706만 명에서 650만 명으로 감소했으며, 웨이브 역시 408만 명에서 403만 명으로 감소하며 시장 내 입지는 더욱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넷플릭스의 지배력 확대에는 대규모 K-콘텐츠 투자와 국내 플랫폼과의 전략적 제휴가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2023년부터 4년간 25억 달러(3조 4327억 원)를 한국 콘텐츠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뒤 더 글로리, 오징어 게임 2, 흑백요리사, 폭싹 속았수다 등 연속 히트작을 통해 충성도와 브랜드 인지도를 공고히 했다.
문제는 이러한 독주 체제가 콘텐츠 생태계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다.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제작사들의 협상력은 약화하고 가격 결정권과 플랫폼 노출 구조가 일방적으로 기울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선택을 받은 제작사와 그렇지 못한 제작사 간 격차는 갈수록 벌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용자 관점에서도 경쟁 부재는 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넷플릭스는 이달 초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를 5500원에서 7000원, 베이식 요금제를 95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각각 27%, 26% 인상했다. 이에 따라 OTT 요금 부담도 점차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