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주가 올해 대선을 앞두고 20% 넘는 상승세를 올렸다. 증시 활성화 정책 기대감이 반영되면서다. 증권업종에 대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투자 방향성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외국인투자자는 증권주를 대거 내다 팔고 있지만, 기관은 순매수로 대응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지수는 전날까지 최근 한 달간 21.52% 급등했다. 전체 KRX 업종 지수 가운데 가장 크게 올랐다. 5월 들어서만 상승률 20%를 웃돈 데는 정책 수혜 가능성이 크게 반영된 영향이다. 여야 대선 후보는 증시 부양 공약을 한목소리로 외쳐왔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주식 장기보유자 지원 등 세제 혜택 강화에 방점을 찍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외국인투자자 유입을 위한 코리아 디스카운트(코스피 저평가) 해소, 주주환원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자본시장 공약으로 자사주 소각 의무 방안도 내세웠다.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도 높아졌다. 1분기 발표된 호실적과 올해 연간 실적 기대감이 확대하면서 영업환경에 우호적 환경이 유지될 것이란 기대다. 1분기 시작된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 출범도 긍정적인 변화다.
그러나 외국인과 기관의 증권주 매매 방향은 상반된 흐름을 보인다. 외국인은 KRX 증권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11개 종목 중 5개 종목을 순매도로 대응했지만, 기관투자자는 11개 종목 모두 사들이는 중이다. 지난 한 달간 기관은 증권주를 2841억 원어치 담았다.
외국인투자자는 미래에셋증권(-650억 원), 한국금융지주(-490억 원), 삼성증권(-310억 원), NH투자증권(-210억 원) 등 대형사 위주로 대규모 순매도세를 보였다. 나머지 6개 증권사(SK·한화·대신·유안타·신영·키움)는 순매수였지만, 키움증권(230억 원)을 제외하면 순매수 규모는 모두 100억 원 미만에 그쳤다.
외국인투자자가 한 달 가까이 적극적인 매도세를 보인 주요 원인으로는 '차익실현'이 꼽힌다. 지난해 저점 대비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에서, 그동안 쌓아온 수익을 실현할 시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KRX증권지수는 연간으로 47.24% 상승해 상승률이 약 50%에 육박한다. 전체 KRX 지수 중 1위로, 2위인 KRX건설(42.77%)과 비교해도 5%포인트(p)가량 차이가 난다.
반면 기관투자자는 외국인투자자의 매물을 매수 기회로 삼아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가 대거 매도한 한국금융지주를 기관은 1130억 원어치 순매수했고,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도 각각 470억 원, 460억 원 사들였다. 증권업종의 더 높은 성장성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세에도 증권업종의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다며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전 정부에서도 집권 초기에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을 제시했을 당시 증권업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9배에 근접했다"며 "현재 증권업 PBR은 0.5배로 업사이드 포텐셜(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내년 종합금융투자계좌(IMA), 발행어음 등 증권사 투자은행(IB) 영업과 이자손익 확대를 가져올 수 있는 정책이 시행되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현재 발행어음을 목표로 하는 증권사는 삼성증권, 키움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이며, IMA인가 목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다.
윤 연구원은 키움증권, 미래에셋증권을 추천하며 "거래대금 증가 수혜를 기대할 수 있고, 신사업 준비도 원활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밸류업 정책에 따른 자사주 매입 역시 이들 증권사의 주가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봤다. 키움증권은 상반기, 미래에셋증권은 하반기 중 자사주 매입을 시행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