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에 신약까지 파이프라인 확대
리가켐바이오·알테오젠·에이비엘바이오는
기술수출 자금 바탕으로 공격적 R&D

국내외 정세 불안과 투자 시장 위축으로 많은 바이오기업이 자금난을 겪으며 파이프라인을 축소하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술력과 매출을 바탕으로 연구개발(R&D)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동시에 개발하는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2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많은 바이오기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파이프라인을 간소화하는 추세다. 하지만 일부 기업은 매출을 연구개발에 과감히 재투자하며 복수 파이프라인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매출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 매출 1조 원을 처음 돌파한 이후 지난해에는 3조5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최근 3년간 약 1조2000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은 10%를 넘는다.
그 결과 10종 이상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마쳤고, 2030년까지 총 23개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항체약물접합체(ADC)와 다중항체 기반 신약 개발에도 나서며 2028년까지 ADC 분야 9건, 다중항체 분야 4건 등 총 13건의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할 방침이다.
리가켐바이오,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등은 기술수출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며 복수 파이프라인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리가켐바이오는 누적 기술수출 계약 규모만 10조 원에 달하며, 최근 3년간 약 2500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지난해에는 1000억 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올해는 2000억 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8개의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이다.
알테오젠은 피하주사(SC) 제형 기술 ‘하이브로자임’을 포함한 다수 파이프라인이 상업화 또는 승인 단계에 진입해 있다. 회사는 머크,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빅파마와 조 단위 계약을 맺으며 연구개발 기반을 마련했다. 최근 3년간 연구개발비는 약 2000억 원으로 현재 성장호르몬 결핍증, 말단비대증 치료제 개발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4조10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한 에이비엘바이오는 항암제와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연구개발비는 2022년 512억 원에서 2023년 530억 원, 2024년에는 745억 원으로 꾸준히 늘리고 있다. 현재 고형암, 파킨슨병 등 임상 단계에 진입한 4개의 파이프라인 외에도 다수의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주요 바이오 기업들의 연구개발비는 조 단위 매출을 올리는 대형 제약사에 버금간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2700억 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했으며, 대웅제약, 한미약품, GC녹십자, 종근당 등도 각각 1000억 원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바이오 기업의 핵심 수익 모델은 기술수출과 신약의 자체 상업화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연구개발에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유지하며 다양한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기술수출을 통한 자금을 다시 연구개발에 재투자해 신약 개발 성공 확률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을 R&D에 재투자해 신약 개발에 성공하고 다시 매출로 연결하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한 기업들이 장기적인 생존과 성장을 이끌어 갈 가능성이 크다”며 “일부 바이오 기업은 대형 제약사 못지않은 R&D 투자로 기술적 차별화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 체인저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