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도 금리 동결한 연준…파월 “우리도 모르는 게 너무 많아”

트럼프 취임 후 3회 연속 동결
성명에 “실업률 상승·인플레 위험 더 커져” 추가
파월 “올해 인하 있을지 확실히 답할 수 없어”
백악관 “연준 잘못된 경제 모델링 실망”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7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후 3회 연속 동결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불확실성에 연준도 방향을 잡기 어렵다고 토로하면서 당분간 금리를 동결할 것을 시사했다.

7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연준은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금리를 연 4.25~4.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만장일치다.

연준은 성명에서 “물가상승률은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연준은 장기적으로 최대 고용과 2%의 인플레이션을 달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 실업률 상승과 인플레이션 위험이 더 커졌다고 판단한다”며 “금리 목표 범위에 대한 추가 조정 시기를 고려할 때 들어오는 데이터와 바뀌는 전망, 위험 균형 등을 신중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실업률 상승과 인플레이션 위험이 더 커졌다”는 문구가 이번에 새로 삽입돼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한 연준의 불안을 반영했다.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매파’적인 발언을 내놨다. 그는 “우리가 모르는 게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며 “중요한 것은 우리가 상황을 지켜보는 게 좋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두를 필요는 없다. 경제는 회복력이 있고 상당히 잘 진행되고 있다”며 “더 지켜볼 때까지 기다리는 데 드는 비용은 상당히 적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올해 금리 인하가 있을지 확실하게 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관세에 대해선 “그 범위와 규모를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과 실업률 상승에 대한 위험이 확실히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그런 상황이 벌어지면, 즉 관세가 궁극적으로 그 수준(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수준)에서 부과된다면 우리는 앞으로 최소 1년 정도는 목표를 향한 추가 진전을 보지 못할 것이고 지연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4.5%의 기준금리를 유지한 가운데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가 1.75%포인트(p)로 나타나고 있다.

그간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를 놓고 트럼프 대통령과 여러 차례 갈등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월 의장 해고 가능성을 꺼내며 으름장을 놓으면 파월 의장은 자신의 임기가 법적으로 보장됐다며 맞섰다.

이날도 양측은 서로 불편한 관계를 드러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에 금리를 인하하라고 요구한 것은 FOMC 업무나 업무 수행 방식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우린 언제나 경제 지표와 전망, 위험 요소 균형만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연준이 관세에 대한 잘못된 경제 모델링을 한 것에 실망했다”며 “연준은 관세가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하지만, 고용 지표는 매우 양호하고 인플레이션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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