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사상 최고가 행진에 은행 골드뱅킹 ‘화색’

금값 고공행진에 골드뱅킹 잔액 51.7%↑
5대銀, 골드바 판매액 한달 만에 40억 몰려
전문가, 올해 말까지 온스 당 3000 달러 올라

은행 ‘골드뱅킹’ 잔액이 1년 새 50% 이상 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대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최근 급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3곳(KB국민·신한·우리)의 전날 기준 골드뱅킹 잔액은 8601억 원으로 지난해 1월 말(5668억 원)보다 2933억 원(51.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골드뱅킹 계좌 수도 25만2332좌에서 27만6378좌로 2만4046좌(9.5%) 늘었다. 특히 골드뱅킹 잔액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취임(2024년 12월~2025년 1월)까지 두달간 946억 원 늘었다.

골드뱅킹은 국제 금 시세와 환율에 맞춰 계좌에 예치한 돈을 금으로 적립하는 상품이다.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고도 모바일뱅킹을 통해 계좌를 만들고 입금하면, 은행이 국제 시세에 따라 금을 구매해 적립해준다. 0.01그램(g) 단위로 거래할 수 있어 저가로 매입할 수 있다. 금을 보관하기 위한 별도의 노력이 필요 없다는 장점도 있다. 출금을 원하면 당시 시세·환율을 반영해 현금이나 금 현물로 돌려받을 수 있다. 금을 살 때와 팔 때 각각 1% 수수료가 붙는다.

들썩인 금값에 따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골드바 판매액도 급증했다. 지난해 말 기준 237억 원이었던 골드바 판매액은 지난 1월 말 277억 원으로 한 달 만에 40억 원이 몰렸다. 골드바 같은 금 실물은 거래 시 부가가치세·수수료(약 15%)가 발생하고 보관 비용이 드는데도 매입 수요가 늘었다.

은행의 금 투자 상품 잔액이 늘어난 건 이미 금값이 많이 올랐는데도 앞으로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국제 금값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상승세를 타며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국제 금 가격은 5일 장중 온스당 2861.86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종가 역시 2861.31달러로 역대 최고가로 마감했다.

이날 기준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 가격은 14만6100원으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15만6490원까지 오르며 15만 원대를 넘어섰다. 금 한 돈(3.75g)을 살 때 가격은 장중 56만9100원으로 60만 원대에 육박했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 씨티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은 올해 금값이 온스(28.3g)당 3000달러까지 갈 것이란 전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은 올 상반기에도 완만한 상승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하 기대와 안전자산 수요 등으로 금 가격 랠리가 이어지며 올해 금 가격은 온스당 30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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