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경찰, 총기 피습에 그대로 노출…방탄복 지급 안돼

파출소나 지구대에 근무하는 일선 경찰관들에게는 방탄복이 보급되지 않아 총기 피습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27일 경기 화성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화성서부경찰서 남양파출소장 이강석 경감(소장)이 피의자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당시 이모 순경과 2인 1조로 현장에 먼저 도착한 이 경감은 현관문을 열려고 하자 피의자가 1차로 총을 쐈고, 뒤로 물러난 이 경감이 재차 현관문을 살짝 연후 대화를 시도하려다 총에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의 범인체포·연행 관련 행동요령에 따르면 현장에 도착하기 전 상황에 따라 권총, 경찰봉, 수갑, 방검복, 전자충격기 등 필요한 장구를 사전에 준비하게 돼 있다.

당시 “작은 아버지가 부모님을 총으로 쐈다”는 112신고가 접수됐으나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은 막상 총격에 대비할 장비가 없었다.

방탄복은 경찰서의 타격대, 특공대 등에만 보급됐을 뿐 파출소나 지구대에는 칼등에 찔리거나 뚫리지 않도록 특수강으로 제조한 방검복만 지급됐기 때문이다.

피의자가 사용한 총기는 12구경 이탈리아제 엽총으로 방검복이 막아 내기는 역부족이다.

게다가 이 경감은 신고를 받고 신속히 출동하느라 방검복마저 챙겨 입지 못했다. 이 경감이 휴대한 화기는 실탄 권총이 아닌 테이저건으로 엽총에 대응하기도 어려웠다.

이틀 전 총기 살해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경찰이 총기 사용 피의자에 대한 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당시 이 경감 등 파출소 인력뿐 아니라 형사기동대, 타격대 등도 출동 중이었다. ‘파출소장과 피의자가 서로 아는 사이 같았다’는 이 순경의 진술에 비췄을 때 이 경감이 피의자를 진압하려 들어갔다기보다는 말로 설득하려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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