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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지분 팔아 국민행복기금 사용 '논란'
입력 2013-01-22 11:42
인수위 매각 추진…"새정부 증세 회피용"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산업은행(지분율 31.3%)과 한국자산관리공사(19.1%)가 가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묶어서 매각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 지분 매각이 성사되면 정부는 공적자금을 상환한 뒤 남은 돈을 가계부채를 해결하기 위한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인 국민행복기금에 사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인수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다시 대우조선해양 지분매각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실적이 좋기 때문에 경영권을 확보해주면 매수자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공적자금을 상환한 뒤 남은 자금은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가 가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지분은 부실채권정리기금 운용 기한이 지난해 11월 끝나, 오는 2월 22일까지 청산해야 한다. 캠코는 매각하지 못한 대우조선해양과 쌍용건설 지분을 정부에 현물로 반환할 계획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캠코가 지분을 반환한 뒤에는 차기 정부가 대우조선해양 지분은 산은에, 쌍용건설 지분은 캠코에 쪼개서 재위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과 캠코가 가진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합하면 50.4%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이에 따른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일 수 있다. 이 경우 총 매각 대금은 21일 주가 2만8900원에 프리미엄을 더해 4조~5조원이 될 것으로 투자은행(IB)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정부의 대우조선해양 지분 매각 당시에도 공동매각추진위원회를 통해 산은과 캠코의 지분을 묶어서 팔았다. 한화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금융위기 변수로 무산됐다.

대우조선해양 매각 대금을 국민행복기금으로 사용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쟁점이 많다. 우선 캠코가 가지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지분은 공적자금인 부실채권정리기금에 해당돼 현행법상 공적자금상환기금으로 상환돼야 한다. 이 기금을 국민행복기금으로 전용하는 것은 관계 당국과 정치권의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앞서 이명박 정부에서는 캠코가 가진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매각해 중견기업 진흥 자금으로 사용하려 했으나 매각이 무산돼 논의가 진전되지 않았다.

부실채권정리기금과 국민행복기금의 성격이 다른 것도 논란거리다. 부실채권정리기금은 부실 자산을 관리하는 성격이고 국민행복기금은 가계부채, 하우스푸어 등을 해결하기 위한 기금이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차기 정부가 증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캠코의 돈을 쓰는 것”이라며 “이는 부실 자산을 정리하는 캠코의 본래 기능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다른 시각도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공적자금에 대한 잉여금은 정부돈에 해당한다”며 “몇 가지 절차를 거치면 국민행복기금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공적자금상환기금법에 따르면 기금의 여유자금은 1년 범위 내에서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방법에 따라 운용할 수 있게 돼 있다. 박 당선인은 청산될 부실채권정리기금과 신용회복기금 잔액 등을 종잣돈으로 채권을 발행해 18조원의 국민행복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의 매각 방식은 포스코와 같은 국민주 방식(일반인에게 청약을 받아 매각)과 지분 모두를 한 기업에 넘기는 일괄매각 방식이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당선인은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대기업을 재벌에 안겨주는 것에 대해 마뜩치 않은 시각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국민주 방식이 될 것이란 관측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다만 대우조선해양 지분 매각이 정부의 기금 마련을 위해 조기에 추진되는 것이라면 졸속, 특혜 매각이란 의혹을 불러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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