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장 준비’ 큐익스프레스 키우려다…큐텐그룹 무리수만 커진다

입력 2024-04-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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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익스프레스, 올 하반기 나스닥 상장 검토 중…외형성장 거듭

큐익스프레스 한국법인, 외형성장…작년 매출 9% 신장
2022년 매출 감소세에서 턴어라운드…국내 이커머스 인수 효과
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 실적 악화…위메프 적자폭 확대

▲경기도 이천에 들어선 큐익스프레스의 물류센터 QDPC 이천. (사진제공=큐텐)

싱가포르 이커머스 업체 큐텐이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해 몸집 키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큐텐이 최근 인수한 국내 이커머스 계열사들의 실적이 악화일로를 걷는 것을 두고 큐익스프레스 상장에만 몰두, 무리하게 사업을 전개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큐익스프레스는 올 하반기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검토하고 있다. 상장주관은 골드만삭스가 맡았다. 큐익스프레스는 올해 상반기 실적까지 반영한 재무제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CE)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큐익스프레스가 IPO 시점을 올 하반기로 잡은 건 최근 인수한 미국 이커머스 업체 위시(Wish)의 실적을 재무제표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큐텐은 올 2월 위시를 1억7300만 달러(약 2300억 원)에 인수했다. 위시는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설립된 쇼핑 플랫폼으로 현재 전세계 200여 개국 소비자들에게 33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다. 8000만 개가 넘는 종류의 상품을 판매·배송하고 있으며 매월 1000만 명 이상의 고객들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위시 인수를 통해 아시아를 넘어 북미, 유럽 등으로 물류 네트워크를 확대한 만큼 큐익스프레스 몸집도 커지게 됐다.

큐텐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IT 기반의 물류 기업으로 아시아는 물론 미주와 유럽을 포함 전 세계 15개국에서 현지 배송을 담당하고 있다. 2021년에는 B2B 물류가 강점인 코차이나(Korchina)의 포워딩 부문 25개 법인을 인수,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의 범위를 확장한 바 있다. 큐익스프레스의 물동량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8년 4000만 박스 수준이었던 큐익스프레스의 물동량은 2020년 6000만 박스를 기록, 2021년 누적 기준 1억 박스까지 넘어섰다.

▲큐텐 CI (사진제공=큐텐)

일각에서는 큐텐이 국내 이커머스 업체를 잇달아 인수한 것 역시 큐익스프레스의 몸집을 불리기 위한 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큐텐은 2022년 국내 이커머스 업체 티몬을 인수한 데 이어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 등을 차례로 집어 삼켰다. 가장 최근에는 AK몰까지 인수했다. 업계는 큐텐이 인수한 이커머스를 활용, 판매자들이 큐익스프레스 물류망을 이용하도록 해 큐익스프레스 평가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으로 본다.

큐익스프레스는 큐텐의 국내 이커머스 인수 이후 외형성장을 이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큐익스프레스 한국법인의 작년 매출액은 8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9% 가량 신장했다. 2022년 큐익스프레스 한국법인의 매출이 전년 대비 약 13%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이커머스 인수 효과를 누렸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큐텐이 큐익스프레스 몸집 불리기에만 집중한 나머지 국내 이커머스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에는 뒷전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위메프에 따르면 작년 매출액은 1385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025억 원으로 1년 새 500억 원 가량이 증가했다. 외형성장도, 내실 다지기도 이루지 못했다. 인터파크커머스도 작년 157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티몬의 작년 실적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는 티몬도 상황이 비슷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큐텐의 국내 이커머스 인수하기 시작했을 때 큐익스프레스 상장을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업계에 돌았다”면서 “작년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볼 때 (국내 이커머스) 인수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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