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태 IBK기업은행 혁신금융그룹장 "벤처의 성공 거름 될 것"[은행의 별을 말한다⑤]

입력 2024-04-15 05:00수정 2024-04-2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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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창업기업 발굴 육성 앞장
국책은행, 첫 번째 자회사 설립
하반기엔 종합지원센터 문 열어
단순 지원 아닌 지속성장 관리 목표

▲김인태 IBK기업은행 혁신금융그룹장(부행장)이 최근 서울 중구 IBK파이낸스타워 집무실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정책금융기관인 IBK기업은행의 혁신금융그룹장으로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초기 창업 기업들을 발굴해 이들이 원하는 결과에 도달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인태 기업은행 혁신금융그룹장(부행장)은 최근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집무실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기업은행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초기 창업 기업을 육성하는 등 우리만이 잘할 수 있는 것을 만들고자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소기업 육성 경험, 성공적인 벤처·스타트업 육성의 거름될 것"

기업은행은 벤처·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지난 4일 'IBK벤처투자'를 공식 출범했다. 국책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벤처투자 자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김 부행장이 지난해 혁신금융그룹장으로 취임한 후 공을 들인 프로젝트가 성과를 보인 것이다.

IBK벤처투자는 1000억 원의 자본금을 바탕으로 향후 3년 간 5000억 원 이상의 벤처펀드를 신규 조성하고 과감한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인태 부행장은 혁신그룹장으로서의 목표에 대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초기 창업 기업들을 발굴해 이들이 잘 성장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김 부행장은 "행장(김성태 기업은행장)께서 기존보다 1조 원을 더해 2조5000억 원 규모의 모험자본을 2025년까지 공급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으며 힘이 실렸다"며 "모험자본 자체가 위험가중치가 400% 수준인데 최고경영자(CEO)가 이런 결정을 해준 만큼 이제 실질적으로 실행해 내야 할 책임이 내게 달렸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고금리 장기화,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 전 세계적으로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위축된 지금, 기업은행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고 진단한 김 부행장. 그는 기업은행이 그동안 수많은 중소기업을 키워낸 경험이 있고, 지원해 왔기에 실질적으로 벤처·스타트업 육성에도 강점을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행장은 "우리나라 벤처·스타트업 시장을 보면 벤처캐피털(VC)에서도 성숙기 기업들에는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투자하려고 한다"며 "문제는 초기 창업 기업으로 이들에 대한 투자가 열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IBK벤처투자가 시드 단계부터 시리즈A 투자 단계에 있는 기업들에 투자해서 키워놓으면 향후 VC 등의 추가 투자가 이뤄지고 벤처·스타트업 생태계도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것"이라며 "결국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부행장의 다음 목표는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뿐 아니라 어떻게 잘 관리하고 성장시키느냐다. 이같은 고민이 토대가 돼 나온 결과물이 기업은행이 올 하반기 설립을 목표로 추진 중인 'IBK벤처·스타트업 종합지원센터'다. IBK벤처·스타트업 종합지원센터는 벤처·스타트업에 투·융자 복합지원과 전문 컨설팅 등 금융·비금융의 종합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김 부행장은 "벤처·스타트업에 대한 종합 지원을 통해 관련 생태계를 키워보자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직은 1차 보고만 마친 상태로 구체적인 지원 방안 등을 세팅 중인 상황이다. 조만간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혁신금융그룹은 창업육성 종합 프로그램 'IBK창공'을 통해 올해 1월 기준 707개의 혁신창업기업을 육성했다. IBK창공 졸업기업들도 지속해서 관리하고 있다. 각 회사가 위치한 지역의 기업은행 지점에서 후속 관리를 담당하고 있지만, 촘촘한 후속 관리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기업은행이 직접 투자하는 창업기업만 해도 300개가 넘는다.

김 부행장은 "단순히 초기 투자 지원만 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벤처·스타트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이들 기업을 한 곳에서 관리하고 지원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그 역할을 IBK벤처·스타트업 종합지원센터에서 담당하면 더 많은 초기 창업 기업에 대한 지원이 가능하고, 우리도 거기에 맞는 전략이나 정책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태 부행장은 직원들에게 "빠른 변화 속에서 좀 더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도태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빠른 변화 환경에 맞춰 직원들도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1990년 9월 기업은행에 입행한 김 부행장은 33년 만인 지난해 1월 부행장의 자리에 앉았다. 업무지원부장, 직원행복부장, 총무부장, 기업고객부장, 남부지역본부장, 경서지역본부장 등 다양한 분야를 두루 거쳤다.

어느새 부행장 2년 차가 된 그는 "부행장은 권한도 많지만, 그에 따른 책임도 크다"며 "혁신금융그룹장으로서 모험자본을 공급하고, 미래 성장성이 큰 스타트업을 발굴해 육성해야 하는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털어놨다.

이런 책임감 때문일까. 그는 항상 배움에 목마르다고 했다. 그가 혁신금융그룹장을 맡은 후 한 달에 한 번씩 모험자본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진행하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김 부행장은 "특별한 약속이 없는 직원들을 다 모아서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심사역들을 초청해 현재 벤처·스타트업 생태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투자 심사 관점에서 어떻게 보고 있는지 등의 이야기를 듣고 시야를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직원들이 좀 더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김 부행장은 "예를 들어 은행권에도 컨설팅 담당 파트가 있는데,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며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인공지능(AI)을 내재화한 솔루션을 제공하면 사람들이 한참을 고민해서 만들 것을 몇 분 만에 만들어내지 않나. 결국 이런 환경 변화에 맞춰 직원들 스스로가 능동적으로 대처해야만 도태되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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