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혹한기 이면]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차…친환경성 두고 의견 ‘분분’

입력 2024-04-0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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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업계 “탄소중립 중요 옵션” 강조
실제 탄소 배출량은 전기차 약 2.6배
“두 차종이 실제보다 더 유사해 보이도록 오도”

미국에서 전기차를 대신해 하이브리드차(HV)가 급부상하는 가운데 그 친환경성을 두고 자동차 제조업체와 환경운동가들 사이의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주목했다.

하이브리드차는 가솔린 엔진과 배터리 동력을 모두 사용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일반적인 승용차나 트럭보다 연비가 월등하다. 또 전기차 시장 둔화 속에 인기가 급격히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하이브리드차의 판매 대수 증가율은 약 63%로 전년의 3.85%에서 수직 성장했다. 반면 전기차는 전년의 83%에서 51%로 둔화했다.

기업들은 하이브리다차도 환경에 이롭다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고 있다. 하이브리드차의 강자로 꼽히는 도요타의 미야자키 요이치 수석 부사장은 “하이브리드차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 옵션 중 하나”라며 “그 인기는 환영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환경운동가들은 “탈탄소 목표 달성을 위해 하이브리드차는 불충분하다”고 지적한다. 미국 소비자단체 퍼블릭시티즌의 애런 레건버그 수석 정책 고문은 “가솔린 자동차를 길에 더 많이 배치하면서 그것이 기후에 좋다고 말하는 것은 오해를 초래할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퍼블릭시티즌은 도요타가 하이브리드차를 ‘하이브리드 전기차’로 브랜딩하고 ‘전기화된 이동성(electrified mobility)’, ‘0을 넘어선 새로운 가치(beyond zero)’ 등의 광고 문구로 소비자를 속이고 있다며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에 감독을 요청했다. 이에 도요타는 “업계 표준 마케팅 용어를 사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양측의 논쟁은 올해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새로운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안 발표를 앞두고 시작됐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전기차 보급으로 탄소 배출을 줄이는 환경 규제안의 세부 내용을 최종 확정 지었다. 2027년부터 2032년까지 6년 동안 단계적으로 배출 허용량을 줄인다는 목표를 담았으며, 2032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은 56%로 늘려 배출가스는 2026년 대비 49% 감축한다는 게 골자다.

도요타 혼다, 포드 등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규제를 막기 위한 로비 활동까지 벌이고 있다. 이들은 “전기차로의 전환은 가능하지만 그 속도는 더 현실적이어야 한다”며 “엄격한 전기차 의무화는 실제로 환경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충전에 사용되는 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천연가스나 석탄이 필요하고 전기차 및 배터리 제조 시 배출되는 탄소량이 내연차보다 더 많다는 논리다.

하지만 실제 탄소 배출량을 따져 보면 전기차의 친환경성이 압도적이다. 미 에너지부가 2022년 다양한 에너지원의 전미 평균값을 적용해 차종별 탄소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기차는 이산화탄소 환산으로 연간 약 1.2톤(t)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데 반해 하이브리드차는 3.1톤으로 전기차의 2.6배에 달했다.

이에 자동차 제조업체가 전기차로의 신속한 전환을 피하고자 하이브리드차를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퍼블릭시티즌의 레건버그는 “소비자는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며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하이브리드차가 실제보다 전기차와 더욱 유사한 것처럼 보이도록 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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