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영부인 로절린 여사 별세…향년 96세

입력 2023-11-20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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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택서 가족과 함께 평화롭게 눈 감아”
77년 해로…평생의 동반자
퍼스트레이디 시절 정신 건강 인식 높여

▲지미 카터(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그의 부인 로절린 카터 여사가 2021년 7월 미국 조지아주 플레인스에서 결혼기념일을 맞아 함께 앉아 있다. 플레인스(미국)/로이터연합뉴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99)의 아내인 로절린 카터 여사가 향년 9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19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비정부 조직 카터센터는 이날 성명에서 “정신 건강, 간병, 여성 권리의 열정적 옹호자였던 로절린 전 영부인이 이날 오후 2시 10분 조지아주 플레인스의 자택에서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미국 영부인으로는 1982년 별세 당시 97세였던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 부인 베스 트루먼 여사에 이어 두 번째로 장수했다.

로절린 여사는 5월 치매 진단을 받은 데 이어 17일 재택 호스피스 케어에 들어간 지 이틀 만에 눈을 감았다. 역대 미국 최장수 대통령인 카터 전 대통령 또한 2월부터 자택에서 호스피스 간호를 받고 있다. 호스피스 돌봄은 통상 치료하기 힘든 질병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편히 보낼 수 있도록 보살핌과 치료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로절린 여사는 1946년 카터 전 대통령과 결혼해 올해 결혼 77주년을 맞이했다. 슬하에 4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그는 카터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1977~1981년) ‘공동 대통령’으로 불릴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했다. 다른 영부인들과는 달리 각료회의에 참석하는가 하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사안에 대해 솔직한 발언을 내놓기로 유명했다. 남편인 대통령을 대신해 해외 순방에 나서기도 했다.

특히 그는 퍼스트레이디로서 정신 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정신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낙인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1977년~1978년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위원회 명예 위원장을 지냈다. 임기가 끝난 뒤에는 1982년 카터 재단을 공동 설립해 정신건강, 돌봄, 유아 면역력 향상, 인권, 분쟁 해결, 도시 공동체 역량 강화 등을 위해 힘을 쏟았다.

카터 전 대통령은 성명에서 “로절린은 내가 지금까지 이뤄낸 모든 일에서 대등한 파트너였고, 필요할 때 현명한 조언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며 “로절린이 세상에 있는 한 나는 누군가 항상 나를 사랑하고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애도했다.

로절린 여사의 타계 소식에 각계 주요 인사들의 애도 물결이 이어졌다. 조 바이든 현 미국 대통령은 “카터 부부는 백악관에 품위를 가져다줬고, 그들은 대단한 진실성을 가졌다”며 “두 사람에게 신의 축복이 있기를”이라고 추모했다. 조지 W.부시,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등 전 대통령 부부들도 일제히 성명을 통해 슬픔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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