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주요 산유국, 1000만 배럴 안팎 감산할 수도”…OPEC+, 6일 화상회의 개최

입력 2020-04-04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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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러시아, 미국 동참 압박…트럼프·석유업계 대표 회동서 분열상 노출로 감산합의 쉽지는 않을 전망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과 회동하고 있다. 리야드/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더불어 그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던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유가전쟁이 끝나고 감산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가 고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러시아 영자지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주요 산유국이 산유량을 하루 1000만 배럴 안팎으로 감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국 석유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의 회동에서 “러시아는 석유생산을 줄이기 위해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프레임워크 내에서 기꺼이 계약을 맺고 미국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 균형을 회복하고 생산을 줄이기 위해서는 조율된 노력이 필요하다”며 “러시아는 하루 1000만 배럴 안팎의 산유량 감산 논의를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사우디 등 파트너들과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며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대화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방금 푸틴 대통령과 얘기를 나눈 사우디의 내 친구 무함마드 빈 살만(MBS) 사우디 왕세자와 대화했다”며 “이들이 약 1000만 배럴을 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감산 규모가 1500만 배럴에 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은 전날 푸틴이 사우디 실세 왕세자인 MBS와 대화했다는 트럼프 주장을 부인했으나 푸틴이 이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한편 이번 감산에 미국이 참여할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OPEC 관계자를 인용해 사우디와 러시아가 유가 안정을 위한 감산에 미국이 동참해야 한다는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엑손모빌과 셰브론 등 미국 메이저 석유업체들은 이런 계획에 반대하고 있지만 파이오니어내추럴리소시스를 포함한 일부 셰일유 생산업체들은 사우디와 러시아가 주도하는 감산 계획에 참여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OPEC과 러시아 등 비(非) OPEC 동맹국으로 구성된 OPEC+는 오는 6일 코로나19 등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화상회의를 연다. OPEC+는 미국 텍사스주와 캐나다 앨버타주 등 셰일유 생산 중심지의 석유 규제기관 당국자를 회의에 초대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석유업계 CEO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회의를 가졌으며 유가 안정을 위한 미국 산유량 감산 등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회의 참석자들이 감산을 놓고 분열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특히 미국 원유 생산을 줄이기 위해 사우디산 원유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정유업계 대표들이 강하게 반대했다고 전했다. 그만큼 6일 OPEC+에서의 감산합의가 쉽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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