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연기] 김 샌 일본 경제...아베 꽃길도 끝물

입력 2020-03-25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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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올해 일본 경제성장률 -1.6%로 악화”…관광객 55~65% 급감할 수도

▲일본 구매관리자지수(PMI) 추이. 검은색:제조업(3월 -44.8)/분홍색:서비스(-32.7)/파란색:종합(-35.8). ※50 기준으로 경기확장과 위축 갈림. 출처 블룸버그
일본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도쿄올림픽 연기로 새로운 타격을 받았다.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임기가 만료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년 연기로 올림픽이라는 국제무대를 통해 작별할 기회를 얻게 됐지만, 올림픽 연기가 일본 경제에 미치는 엄청난 충격으로 인해 씁쓸하게 퇴장하게 됐다고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아베는 이미 지난해 11월 일본 헌정 사상 최장수 총리에 등극했다. 이에 아베는 표면적으로는 재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장기 집권을 노리면서 꾸준히 밑밥을 깔아왔다. 특히 올림픽은 아베 전략의 핵심이었다. 도쿄올림픽 성공으로 일본이 2011년 동일본대지진 여파에서 완전히 부활했다는 것을 선언하고 이를 자신의 평생 숙원인 개헌으로 이어갈 의도였다. 그런 과정에서 자신의 장기집권을 정당화하려 한 것이다.

문제는 지난해 가을 소비세 인상과 연초 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은 일본 경제에 도쿄올림픽 연기가 ‘더블 쇼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미 일본 경제지표는 사상 최악 수준이다. 전날 발표된 IHS마킷 집계 3월 일본 지분은행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마이너스(-) 32.7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제조업 PMI도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인 -44.8을 찍었다.

호텔과 테마파크, 레스토랑과 여행 등 여러 부문에서 기업들이 올림픽 특수를 기대하며 막대한 자금을 조달했으나 코로나19로 올해 올림픽이 없어지면서 재정적 위기에 몰리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당초 일본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1.1%로 예상했지만 도쿄올림픽이 연기되자 -1.6%로 더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을 수정했다. 피치 산하 리스크 분석업체인 피치솔루션스의 니콜라스 소펠 애널리스트는 “올림픽이 연기되면 올해 일본 방문 관광객이 55~65% 감소할 수 있다”며 “이는 소비지출에 커다란 타격이 될 것”이라고 경종을 울렸다.

노무라증권은 “도쿄올림픽이 올해 일본에 20억 달러(약 2조4600억 원)의 관광수입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했다”며 “연기로 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됐다”고 지적했다. 오사카에 있는 테마파크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USJ)은 닌텐도를 테마로 한 새로운 놀이기구들을 올 여름 오픈할 예정이지만 올림픽 연기로 김이 빠지게 됐다. 일본 최대 테마파크인 도쿄디즈니리조트도 ‘미녀와 야수’를 테마로 한 새 탈것을 포함해 7억 달러 확장 계획이 있었지만 불확실하게 됐다.

부동산 업계도 난국이 기다리고 있다. 도쿄만 지역에 건설 중인 올림픽 선수촌 아파트는 이미 4분의 1이 계약 완료된 상황이지만 올림픽 연기로 입주가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

올림픽 연기 자체만으로도 막대한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런 추가 비용이 최대 3000억 엔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스포츠 경제학의 대가인 간사이대학의 미야모토 가쓰히로 명예교수는 “도쿄올림픽 1년 연기에 따른 비용이 약 6408억 엔(약 7조 엔)에 달할 것”이라며 “시설 유지비 등 직접 비용이 약 4225억 엔, 연기로 인해 손실된 경제효과가 약 2183억 엔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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