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코로나19, 학교 안의 아이들은 위험하다

입력 2020-02-23 11:01수정 2020-02-23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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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진 사회경제부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국을 멈춰 세웠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한 바이러스 하나가 정치, 경제, 사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다.

정부의 방역망은 이미 뚫렸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집단 발병으로 지역사회 감염은 현실화했다. 팬데믹(대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3일 오전 9시 현재 확진환자는 총 556명, 의심환자는 6039명이다. 확진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현재 4명이다.

이번 사태는 며칠 동안 확진자가 늘지 않는 등 진정 기미를 보이다 갑자기 한꺼번에 확진 판정이 쏟아지면서 충격을 더했다.

하룻밤 사이 200명을 넘는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한정된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여 강한 전파가 이뤄질 수 있는 교회, 강당, 학교 등 다중시설에 대한 방역 강화 필요성이 높아졌다.

공항, 항만 검역에 집중하고 중국 입국자를 추적, 격리하는 지금까지의 방역체계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는 무엇보다 ‘과잉대응’이 필요하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헌법적 의무가 있다.

그러나 교육당국의 대응 자세를 보면 마뜩잖다.

대학가는 이번 주부터 대거 입국할 중국인 유학생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대학들은 중국, 홍콩, 마카오에서 입국하는 학생들은 14일간 등교를 중지시킨다. 코로나19 잠복기로 알려진 2주 동안은 외부와의 접촉을 막겠다는 뜻인데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대학들은 기숙사, 수련원을 활용해 중국인 유학생을 수용할 계획이지만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게다가 중국인 유학생이 원하지 않으면 기숙사에 격리를 강제할 권한도 없다. 이럴 경우 거주지에서의 자율격리밖에는 방법이 없는데, 대학이 일일이 관리하기엔 역부족이다.

대학정보공시센터에 따르면 중국인 유학생 1000명 이상인 17개 대학 중 연세대‧이화여대를 제외한 15곳(88.2%)이 기숙사 방 수가 중국인 유학생 수보다 적다.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인 유학생 상위 10개교는 경희대(3839명)ㆍ성균관대(3330명)ㆍ중앙대(3199명)ㆍ한양대(2949명)ㆍ고려대(2833명)ㆍ한국외대(1810명)ㆍ연세대(1772명)ㆍ홍익대(1694명)ㆍ상명대(1375명)ㆍ숭실대(1349명) 등이다.

이들 대학의 기숙사 보유 현황에 단순히 숫자를 대입해 보면 중국인 유학생은 대학별로 최소 150명에서 최대 1900명이 더 많다. 이마저도 중국인 유학생 모두가 기숙사 격리를 희망한다고 가정했을 경우다.

중국인 유학생이 발등의 불이 됐지만 교육부는 대응 가이드라인만 내놓고는 대학에 모든 것을 떠넘기고 있다. 그렇다고 대학들이 만족할만한 예산 지원 얘기도 들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아이들의 안전에 대한 안일한 대응이 불편하다.

어린이들은 위생 관념이 성인보다 부족하다. 영유아는 물론 초등학교 저학년생까지는 떨어진 음식을 아무렇지 않게 손으로 집어 먹는다.

아무리 부모가 마스크를 씌우고 손소독제를 챙겨 줘도 소용이 없다. 부모의 당부는 잔소리일 뿐이다. 친구들과 뛰어노는데 갑갑하고, 방해된다면 마스크 따위는 주머니 행이다.

만약 감염이라도 된다면 더 심각한 상황이 된다. 병원이라는 낯선 환경에서 부모와 떨어져 있어야 할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더욱 견디기 힘든 상태가 된다. 18일 확진을 받은 수원 초등학생(32번째)의 엄마(20번째)를 아이가 있는 병원으로 이송해 함께 치료를 받게 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다행히 아직 어린이 추가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본격적인 개학 이후엔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교실은 학생들이 좁은 공간에 밀집한다는 점에서 종교시설과 비슷하다. 한꺼번에 많은 아이가 감염될 수 있다.

일부 지역이 아닌 전국의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개학을 연기해야 한다. 당장 아이를 맡길 곳이 없는 맞벌이부부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과 재택 근무 등 기업들의 배려도 필요하다.

개학을 일주일 앞둔 상황인데 코로나19 사태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없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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