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코로나’ 덮친 가전ㆍTV, 10일 분수령…반도체 반등 꺾일라

입력 2020-02-0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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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 부품 조달 차질 우려…中 지방정부 권고 변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여파로 중국 현지공장이 멈춰 서면서 국내 전자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장이 재가동 돼 도 2차, 3차 협력사들로부터 부품 조달이 어려워지면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침체기를 겪었던 반도체 업계는 반등 날개가 꺾일까 걱정이다.

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전자기업들은 오는 10일을 중국공장 정상가동 지속 여부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춘제(중국의 설) 휴일을 9일까지 연장했고 공장들은 이날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옌타이 LCD 모듈 공장에 이어 난징 공장도 가동을 멈췄다. LG전자 역시 춘절 연휴 기간부터 전장 부품, 모니터, 세탁기 등을 생산하는 난징 공장의 가동을 미뤄오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쑤저우에 있는 LCD 패널 생산 공장 가동률을 낮췄고, 삼성전자는 쑤저우 가전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문제는 연휴 기간이 대부분 끝나는 10일부터다. 고향 등에서 돌아오는 유동인구 증가로 인해 신종코로나가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 이로 인해 추가 가동 중단 또는 가동 중단 장기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이미 일부 지방정부는 14일간 귀경객들의 자가격리 조치를 취하고 있어 공장 재가동이 원활치 않을 수 있다.

물론, 가전의 경우 자동차산업처럼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제품 특성상 충분한 물량과 부품 재고를 가지고 운영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고, 이에 대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LG전자도 현재까지 큰 영향은 없다면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TV는 가전보다 상황이 안 좋다. TV 산업 특성상 디스플레이 산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데, 디스플레이 생산라인 가동 중단에 따른 연쇄 파급 효과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는 가동이 중단되면 시설 재가동 및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상당한 수준의 손실을 볼 수 있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영세한 2차, 3차 협력사들은 불확실한 공급과 수요에 대처능력이 떨어진다. 이들 협력사에서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 부품 조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중저가 라인업 전략에서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국내 기업들은 스마트폰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해 ODM(제조자개발생산) 비중을 늘려가고 있는데, 이를 대부분 중국 업체에 맡기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보유한 재고 물량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사태가 수습되지 않으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배터리 수급 문제도 걱정이다. 스마트폰 배터리를 생산하는 삼성SDI와 LG화학 모두 중국에 배터리 공장을 두고 있다.

반도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생산라인은 노동력이나 원부자재보다도 24시간 돌아가는 설비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 내 삼성전자 시안 공장과 SK하이닉스의 우시 공장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 그러나 원활하지 않은 물류이동과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감소로 반도체 반등이 꺾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기아자동차 광주공장도 전체 자동차 생산량의 약 5%를 매일 감산중이다. 배선 뭉치로 불리는 ‘와이어링 하니스’ 공급 부족 때문인데 중국공장 폐쇄가 장기간 이뤄지고 대체 공급처를 찾지 못하면 현재 봉고 트럭 감산에 이어 셀토스와 쏘울, 스포티지 생산량을 줄이고 최악의 경우 공장 가동을 중단할 가능성도 있다.

최원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춘제 연휴 이후 확진자가 얼마나 늘어나느냐 또는 안정세로 돌아서느냐에 따라 영향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기업차원에서는 정확한 중국 현지 정보를 빨리 파악해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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