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규제 속 12번째 기념일 맞은 韓 반도체

입력 2019-10-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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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지난해 10월 25일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왼쪽에서 두 번째), 박상욱 SK하이닉스 부회장(왼쪽에서 네 번째),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가운데)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제 11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사진/한영대 기자 yeongdai@)

업황 하락과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 규제 속에 우리나라 반도체 업계가 열두 번째 기념일을 맞았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우리나라 반도체는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발 빠른 대응으로 위기를 잘 넘겨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오는 24일 ‘제12회 반도체의 날’ 행사를 연다. 이 자리에는 정부, 기업, 학계 등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반도체 산업발전에 기여한 종사자들을 위한 시상식도 진행된다.

반도체의 날은 반도체 수출이 100억 달러를 돌파한 1994년 10월 넷째 주 목요일을 기념해 2008년부터 개최되고 있으며, 올해로 12회째를 맞았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지난해 단일품목 사상 처음으로 수출 1000억 달러(약 114조 원)를 달성하며 사상 최대 반도체 호황 속에서 기념식을 열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반도체 수출은 중국 등 세계 경제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의 영향으로 작년 12월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11.7% 감소했다.

올해 반도체 업계는 미·중 무역분쟁과 함께 일본의 핵심소재 수출 규제라는 큰 파도를 겪었다.

일본은 지난 7월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포토레지스트 등 3개 품목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 데 이어 8월에는 한국을 일본의 백색국가(수출절차 우대국)에서 제외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단기적으로 타격을 입었지만, 대체 수입처를 마련하거나 국산화 비율을 높이는 등 발 빠른 대응으로 위기를 잘 넘겨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산 불화수소 일부를 국산 제품으로 대체했고, SK하이닉스는 이달부터 일본산 불화수소 대신 일부 생산라인에 국산 제품을 투입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내년 반도체 경기 전망은 불투명하다. 내년 중 세계경기가 올해보다 더 낮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미·중간 무역분쟁도 해소되지 못하면서 교역부진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세계경제의 장기흐름에 대한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면서 당장 수익창출이 어려운 4차 산업혁명 관련 투자를 위축시키고 결국 반도체 수요를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LG경제연구원은 "반도체 공급능력 축소로 수급 불균형이 조정되면서 내년 D램 가격 하락세는 다소 진정되겠지만, IT관련 투자 둔화가 이어지면서 수출이 감소추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크게 둔화됐던 반도체 시장의 개선은 기대되나, 글로벌 공급 과잉 및 중국 기업의 추격 등으로 지난해 반도체 수출 성장세에는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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