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볼턴 후임에 ‘인질 특사’ 오브라이언 지명

입력 2019-09-1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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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NSC 새 수장 로버트 오브라이언(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교·안보 정책의 사령탑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로버트 오브라이언 인질 문제 담당 특사를 지명했다고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마이클 플린, 허버트 맥매스터, 그리고 지난 10일 해임된 존 볼턴에 이은 네 번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다. 오브라이언은 강한 목소리를 냈던 볼턴과 달리 조용한 협상 전문가로 알려진 만큼 트럼프식 외교·안보 정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이날 캘리포니아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인질 협상에서 훌륭한 일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를 존경하고있다”고 오브라이언을 지명한 이유를 설명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브라이언이 북한이나 터키에 억류됐던 미국민들을 탈출시킨 데 대해 깊은 인상을 받은 게 발탁 배경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국무부나 국방부와의 강한 유대관계를 고려할 때 안전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싸움꾼’으로 통했던 볼턴 전 보좌관과는 대조적인 셈이다.

오브라이언은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국제 분쟁 관련 법률사무소의 공동 파트너로, 공화당 대선 캠프의 대외정책 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브라이언은 “미국의 안전을 지키고 미군 재건을 계속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등과 협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란과 북한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보여온 그가 정권에 발을 들이면서 정책 수정이 진행될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대선 재선을 목표로 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내세울 만한 외교적 치적이 절실한 만큼 북한과 이란 문제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과감한 정책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오브라이언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시설 공격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이란에 대한 대응에 대해 “지금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 5월 인질 문제를 담당하는 특사에 취임, 해외에서 인질로 잡힌 미국인의 석방 협상 등에 참여해왔다. 같은 해 10월에는 터키에 거주하는 미국인 목사의 석방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정권 시절인 2005년 유엔 총회 미국 대표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아프가니스탄과 중동 정책에 참여했다. 볼턴 전 보좌관과 함께 일한 적도 있다. 국제 분쟁에 관련된 법률 사무소의 공동 파트너도 맡고있다.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는 트럼프의 오브라이언 지명에 “그는 훌륭한 품격의 소유자다”라는 등 환영의 목소리가 높아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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