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 인사이드] 가장 빠른 차선 골라주고, 녹색등 맞춰 교차로 통과

입력 2019-09-16 18:00

주행 스트레스 줄이는 신기술 확산

‘알아서 멈추거나 속도를 줄이는 자동차, 가장 잘 뚫리는 차선을 알려주는 자동차, 충돌 때 보닛이 열려 보행자를 보호하는 자동차….’ 영화 속이나 먼 미래에 나올 자동차들이 아니다. 국내외 업체들이 이미 상용화한 차들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고도의 전자 기술이 접목된 첨단 기능을 적용한 ‘지능형 차’를 경쟁적으로 내놓으면서 운전자들의 스트레스(교통정체, 가속 지연, 진동, 소음 등)를 날려 버리고 있다.

기술이 평준화된 영향이 크다. 예컨데 독일 BMW가 지닌 신기술 대부분은 한국의 기아자동차도 보유 중이다. 프랑스 르노 역시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감성 품질을 충분히 따라잡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 한마디로 “너희가 만드는 차는 우리도 만들 수 있다”는 뜻. 그저 브랜드별로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고, 최대의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있을 뿐이다.

◇ 빨간 신호등을 모르는 아우디 = 운전자 또는 승객의 주행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자동차 회사는 오늘도 밤잠을 줄이고 있다. 동시에 다양한 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술적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최근에는 퇴근하는 차 안에서 직접 집 안 냉난방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도 나왔다. 이른바 ‘카 투 홈’이다. 자동차와 다른 사물을 연결하는 대표적인 ‘커넥티드 카’ 기술이다.

독일 아우디는 여기에 더해 운전자가 신호 대기 때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커넥티드 기술을 사용 중이다.

다음 교차로에 도달하기 전, 자동차와 교차로 신호등이 서로 숨 가쁘게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곧바로 다음 교차로의 신호등이 언제 녹색으로 바뀌는지 알려준다. 운전자는 자연스럽게 녹색 신호등에 맞춰 자연스럽게 통과할 수 있게 된다.

신호 대기 때 운전자가 받는 스트레스마저 줄이겠다는 아우디의 노력이 담겨 있다. 자율주행차 시대가 본격화하면 차 스스로 도심에서의 속도를 결정해 애초부터 빨간 신호등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내 마음을 알아주는 메르세데스-벤츠 = 운전자의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해 이를 완화해 주는 기술도 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가 주도하고 있다.

생체 신호는 스마트워치를 이용하면 된다. 먼저 운전자의 맥박과 호흡을 바탕으로 스트레스 정도를 파악한다. 곧바로 벤츠 고유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 X(엠비유엑스)’에 이 사실을 전달한다. 똑똑한 MBUX는 실내의 조명과 음악을 바꿔 잔뜩 화가 난 운전자의 심리를 진정시킨다. 여기에 편한 운전을 돕기 위해 자동으로 시트의 마사지 기능을 작동하기도 한다.

주행 스트레스 감소 방안도 연구 중이다. 대형 트럭 제작 기술이 경지에 다다른 메르세데스-벤츠는 다양한 기술을 통해 장거리 ‘트럭커’의 주행 스트레스를 줄이고 있다. 이른바 ‘지형 예측형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이다. 대형 트럭은 크기가 작은 일반 승용차보다 가속 때 스트레스, 특히 오르막 가속 때 스트레스가 심하다. 가속 페달을 밟아대도 쉽게 치고 나가기 어렵다는 뜻이다.

벤츠의 새 기술을 이용하면 스트레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시스템은 전방 지형을 예측하면서 시작한다. 도로 상황과 오르막 경사도에 따라 최적의 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변속과 가속을 알아서 결정한다. 오르막을 쉽게 오를 수 있도록 사전에 알아서 가속해주는 방식이다. 이 방식이 활성화되면 유럽 기준 최대 5%의 연비 절감 효과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LG전자, 차선변경도 알아서 = 막히는 도로에서 가장 잘 뚫리는 차선을 골라주는 기술도 등장했다. 공교롭게도 자동차 메이커가 아닌, LG전자가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갖췄다. 현재 안정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예컨대 전방 정체 상황을 감지하고, 주행 차선을 바꾸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운전자에게 이 사실을 알린다. 그리고 곧바로 차선 변경을 권고한다. 이 기술이 안정화되면 옆 차선으로 변경 때 진입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시점마저도 자동차가 알아서 알려준다. 자연스레 차량 정체 때 빚어지는 운전자의 스트레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 스트레스 줄이려다 스트레스 더 쌓이나? =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신기술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존재한다.

미국 소비자단체인 제이디파워(J.D.P-ower)의 신차품질조사에 따르면 올해는 전반적 품질 점수가 오르지 않고 정체 수준에 머물렀다. 신차 소유주들은 2019년 신차 구입 후 첫 90일 동안 100대당 93건의 문제를 보고했다. 작년 조사와 같았다. 이유는 첨단 기술에 있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음성명령 등 다양한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오류를 일으키는 경우의 수가 예전보다 늘어난 것이다. 덩달아 운전자의 스트레스도 늘어나는 모양새다.

관건은 어떤 자동차 회사가 얼마만큼 투자를 지속해 기술의 안정화를 끌어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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