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후의 경제] ‘디즈니 테너’ 김동현 씨 “디즈니 만화 때문에 노래의 길 들어섰죠”

입력 2019-08-10 08:00수정 2019-08-1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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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테너' 김동현 씨가 꾸며놓은 작은 디즈니랜드. 다른 만화도 있지만 디즈니가 주된 덕질 대상이다. (사진제공=김동현 씨)

1990년대, 일요일 아침이 되면 어린이들은 텔레비전 앞에 앉았다. ‘디즈니 만화동산’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청하기 위해서다. 최근 영화로 개봉한 알라딘, 라이언 킹도 방영했다. ‘디즈니 키즈’가 자라나게 된 것도 당시 만화동산의 영향이 컸다.

‘디즈니 테너’ 김동현(30) 씨도 만화동산을 보고 자란 세대다. 하지만, 만화의 내용보다는 노래가 그를 사로잡았다. 김 씨는 "디즈니 만화는 대부분 뮤지컬 형식이어서 노래와 대사가 섞여 있다"라며 "어릴 때부터 매료돼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디즈니 만화를 보다가 문득 ‘뮤지컬을 하고 싶다’라고 생각했고, 진로도 그쪽으로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15살의 나이에 광주광역시에서 '서울 유학'길에 올랐다.

▲얼마 전 개봉한 영화 '토이스토리' 피규어도 많다. 주요 캐릭터는 다 있다. (홍인석 기자 mystic@)

그는 만화를 통해 성악의 길로 들어선 이후, 현재 오페라와 뮤지컬에서 활동하고 있는 프리랜서 성악가다. 보통 한 주에 4회 정도 무대에 선다. 디즈니로 찾은 적성과 재능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삶이 곧 디즈니라고 했다. 진로를 결정하게 된 것은 물론, 여행을 계획하고 소비하는 것까지 디즈니가 원동력을 제공한다. 김 씨는 “알라딘이 개봉하기 전에 영화의 배경이 되는 인도에 다녀왔다. 해외여행도 디즈니랜드가 있는 곳만 다녔다”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가야 할 여행지가 15군데 남았다고 했다.

(사진제공=김동현 씨)

피규어도 880점이나 모았다는 김 씨. 그는 “일을 시작하면서 번 돈으로 피규어를 사다보니 3000만 원이 넘는 돈을 쓴 것 같다”라면서 웃었다. 피규어를 보관하는 수납장까지 생각하면 더 많은 금액이 들어간 셈. 김 씨는 “인스타그램에 전시한 사진을 올렸더니, 수납장 회사가 LED 조명을 공짜로 달아주기도 했다”라고 에피소드도 전했다.

(출처=유튜브 채널 '디즈니테너' 캡쳐 )

돈만 쓰는 덕질을 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재능을 살려 진로에 도움이 되는 활동을 병행하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유튜브에서 디즈니 영화‧만화에 나오는 노래를 부르는 채널을 운영한다. 디즈니 노래를 부르며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팬들과 소통하는 공간이다. 그는 “최근 디즈니 영화가 개봉하면서 콘텐츠 소재가 많아져 바빠졌다. 영화 OST도 올리고, 동료와 함께 콘텐츠를 진행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김 씨가 디즈니를 이토록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디즈니 속에 '삶의 진리'가 있다라고 했다. 김 씨는 "디즈니가 어린이 만화라고 생각하기 십상이지만, 사실 어른을 위한 것이다. 어른들이 위안과 용기를 얻는 만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각 만화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저마다 역경을 이겨내는 것을 보면서 작품이 주는 메시지를 느끼게 된다. 결국에는 삶의 진리를 보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주토피아, 인어공주처럼 디즈니 인기만화 피규어가 수납장 한 켠에 전시돼 있다. (홍인석 기자 mystic@)

삶의 종착점도 디즈니였다. 디즈니 작품으로 공연할 수 있는 뮤지컬 극단에 들어가는 것이 그의 최종 목표다.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디즈니 작품을 제작하기도 하지만, 동양인이 설 자리는 거의 없는 것이 현실. 현실적으로 그가 갈 수 있는 최선은 옆 나라 일본이다.

김 씨는 "일본의 한 뮤지컬 극단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디즈니 사용권을 가지고 있는 데, 그곳에서 활동해보고 싶다"면서 "이미 한국 배우들이 중요 배역을 맡으며 활약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에는 오디션에서 떨어졌지만, 다시 기회가 온다면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소망을 밝혔다.

▲방 한 쪽이 디즈니 피규어로 가득 차 있다. 덕질을 위해 더 넓은 곳으로 이사할 계획이다. (홍인석 기자 mys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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