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서 주식 산 개미 늘었다

입력 2019-07-1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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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에서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연초 대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증시 하락세가 뚜렷한 가운데 신용융자 잔고율이 높은 종목을 중심으로 반대매매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일 기준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5조4943억 원이다. 연초(1월 2일) 4조5488억 원과 비교하면 1조 원 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전체 신용거래융자 기준 유가증권시장 내 신용거래는 소폭 줄었지만, 코스닥 신용거래만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점이다.

신용거래융자는 향후 주가가 상승할 것을 기대하고 투자자가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증시가 호황일 때 신용매수를 통한 레버리지성 자금은 상승 탄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 4월 코스닥 지수가 770선에서 고점을 찍을 당시 코스닥 신용거래 잔고도 함께 증가해 같은 달 25일 기준 연중 최고치인 5조8860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문제는 최근 코스닥 시장이 고점 대비 100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등 조정국면에 돌입했지만, 신용거래 잔고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바이오 업종 중심으로 지수 하락이 이어지면 반대매매 물량이 출회해 시장의 추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대매매는 증권사에서 신용융자로 매입한 주식의 주가가 담보비율 밑으로 떨어지면 주식을 강제로 일괄 매도하는 걸 의미한다.

10일 기준 코스닥 내 신용비율 상위종목으로는 영인프론티어(13.18%), 중앙백신(12.88%), 알에프텍(11.93%), 삼본전자(11.45%), 제일바이오(11.35%), 인콘(10.67%), 엘비세미콘(10.52%) 등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코스닥 내 잔고비율이 크게 증가한 기업은 에프엔에스테크, 이즈미디어, 에스넷, 파워넷, 제일바이오, 티로보틱스, 제이티, 디알텍, 아이앤씨 등이다.

전문가들은 지수가 박스권에서 움직이는 상황에서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 늘어나는 건 건전한 신호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센터장은 “지난해 10월 증시가 폭락하면서 반대매매가 속출하는 등 연말에 신용융자 잔고가 꽤 회수된 상태에서 올들어 일정 부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가)1조 원 증가한 게 전체 시장에 비하면 그리 큰 수준은 아니지만,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긍정적 신호로 해석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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