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7000억 사우디 영토…원전과 통신, 전기차가 넓힌다

입력 2019-06-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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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빈 살만<사진>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부총리가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26∼27일 한국을 공식 방문한다.

사우디 왕위 계승자의 방한은 1998년 압둘라 왕세제 이후 21년 만이다.

빈 살만은 왕세자 자격이지만 이미 사우디를 대표하고 있는 사실상의 ‘실세’다. 국왕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가 84세로 고령인데다 최근 몇 년 동안 내정과 국제무대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직전 아르헨티나 G20 회의 때에도 부친을 대신해 사우디 대표로 참석해 정상급 예우를 받았고, 이번 G20 정상회의 역시 빈 살만이 나선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양국 정상은 건설과 인프라 에너지 등 전통적 협력을 넘어 정보통신기술(ICT)과 원자력발전, 친환경, 자동차 등 미래산업 분야에서 협력하고 △보건 △의료 △지식재산 등 공공서비스 분야 협력 및 인적교류 확대를 위한 구체방안 등에 대해 협의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왕세자의 방한은 여러 측면에서 특히 재계 입장에서 적잖은 의미를 지닌다.

먼저 사우디는 중동 국가 가운데 핵심 우방국이다. 우리의 제1원유 공급국인데다 중동 최대의 경제협력 대상국이다. 나아가 오일머니를 틀어쥔 빈 살만 왕세자는 최근 동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큰 손으로 통한다.

특히 공공 인프라 분야에서 실질적인 경제협력을 앞세워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 주저함이 없다.

당장 중국은 올 봄, 빈 살만 방문을 통해 3000억 달러 수준의 경제협력 계약을 뽑아내기도 했다.

우리 정부와 재계 입장에서도 사우디와의 협력은 최근 경기침체에 대응할 수 있는 적절한 대안이자 출구전략으로 통한다.

재계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 주요국의 정세 변화에 따른 판로 다양화를 꾀할 수 있는 계기로 삼는다는 전략을 펼칠 전망이다.

앞서 거대 시장 중국에 진출했던 우리 기업들은 빠르게 상승한 인건비와 무역 분쟁, 정세 변화 등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베트남과 인도 등 동남아시아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 중이다.

예컨대 자동차의 경우 2010년대 초에는 중국공장이 현지 수요를 대응하기에도 버거웠으나 이제는 공장생산능력이 남아돌고 있다. 심지어 현지 생산분을 오히려 동남아시아로 수출하려는 전략까지 세운 상태다.

이처럼 우리 기업 입장에서 중국과 미국, 동남아시아 등에 집중된 ICT와 가전, 자동차(전기차), 통신 등 주력 시장을 중동쪽으로 다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방산부문에서는 정치 리스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미국 상원은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중동 국가에 무기를 수출하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획에 제동을 걸기도 했다.

공화당이 과반을 점하고 있는 상원에서 이를 저지하는 결의안이 통과함에 따라 무기 수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사정이 이런 가운데 우리 방산업체 역시 사우디를 상대로 적극적인 협력을 펼치기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의 이란 제재가 재점화된 가운데 중동 시장에 대한 경제협력이 사실상 돌파구를 찾지 못한 상태”라며 “사우디를 단순하게 하나의 시장으로 보기보다 이곳을 중동시장 확장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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