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경찰 정면충돌에 70명 이상 부상…트럼프 “시위 잘 수습될 것”

입력 2019-06-1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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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홍콩 역사상 처음으로 최루탄·고무탄환 사용

▲홍콩 경찰이 12일(현지시간) 입법회의 건물 인근에서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고 있다. 홍콩/EPA연합뉴스
홍콩에서 범죄 용의자를 중국 본토에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 개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하면서 막대한 부상자가 발생했다.

홍콩 시민과 학생 수만 명이 12일(현지시간) 입법회의 건물을 둘러싸고 주변 간선도로를 점거하자 경찰이 최루탄과 고무탄환을 발사하는 등 강제 해산에 나서 70명 이상의 부상자가 나왔다고 홍콩 영자지 사우스모닝차이나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SCMP는 홍콩 역사상 처음으로 시위 진압 경찰이 최루탄과 고무탄환을 사용했다고 강조했다.

시위대는 이른 아침부터 홍콩 행정장관 민주화를 요구한 2014년 ‘우산혁명’ 당시와 같은 도로를 점거했으며 시간을 거듭할수록 참가자가 늘어 수만 명에 달했다. 오후 들어 입법회의 현장에 돌입한 젊은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충돌이 일어났으며 경찰이 최루탄과 물대포로 강제 해산에 나서고 학생들은 우산을 던지는 등 격렬하게 응수했다.

SCMP는 학생들과 젊은이들이 최근 시위 강경 진압에 복수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마스크와 보호안경을 착용하고 임시변통으로 만든 바디아머를 두른 채 경찰과 대립했으며 그들의 행동은 좀 더 조직화하고 준비된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후추 스프레이와 경찰봉 등에 대비해 우산을 갖추기도 했으며 이날 시위 양상은 2014년 도로 점거 시위보다 더욱 격렬했다. 시위대와 경찰은 물론 현장에 있던 기자들도 부상했다고 SCMP는 덧붙였다.

입법회의는 이날 조례 개정안 심의 재개를 보류했지만 혼란이 계속될 가능성은 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밤 성명에서 “시위대의 도로 점거와 경찰에 대한 공격을 보면 이날 시위가 평화적인 집회가 아니라 조직적인 폭동이 분명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이어 “홍콩 전체 이익을 위해 평화적인 방법으로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지만 조례 개정을 예정대로 진행할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불안한 거리 상황에 홍콩증시 항셍지수는 전일 대비 1.73% 하락했다. 홍콩거래소와 부동산 개발업체 등 주요 종목이 일제히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일요일(9일) 시위에 100만 명이 모였다. 이는 내가 본 것 중 가장 큰 시위였다”며 “중국과 홍콩이 이 사태를 잘 수습하기를 바란다. 시위 이유를 이해하고 있지만 그들이 잘 풀어나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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