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떼었다 붙였다’ 레고같은 블록형 가전이 뜬다

입력 2019-06-0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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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포크 냉장고 라인업(사진=삼성전자)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떼었다 붙이는 ‘블록형’ 방식의 가전제품이 최근 트렌드로 떠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의 공간활용 욕구와 실용주의 성향이 더 커지면서 가전 제조사들은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맞춤형 가전인 ‘비스포크(BESPOKE)’ 냉장고를 선보였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생애주기와 라이프스타일에 다른 나만의 제품 조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소비자가 가족 수, 식습관, 라이프스타일, 주방 형태 등에 따라 최적의 모듈로 조합할 수 있도록 1도어에서 4도어까지 총 8개 타입의 모델들로 구성됐다.

2도어 제품을 사용하던 1인 가구 소비자가 결혼을 하면서 1도어를 추가로 구매하거나, 자녀가 생겨 4도어 키친핏(Kitchen Fit, 주방가구에 꼭 맞는 사이즈) 제품을 하나 더 붙여 사용해도 원래부터 하나의 제품인 것처럼 전체 주방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룬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장유진 씨는 “나를 드러내려고 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집에 대한 공간에 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가전제품에 대한 생각도 자연스럽게 달라졌다. 이런 소비자를 공간 채우는 가전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고민했고, 그 고민이 여기까지 이어졌다”며 제품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블록형 가전제품 시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공간에 따라 분리·결합이 가능한 공기청정기 ‘큐브’도 선보였다. 모듈형 큐브는 하나씩 쓸 때 14평형(47㎡) 공간을, 두 개를 결합하면 최대 28평형(94㎡)까지 커버할 수 있다. 큐브 2개를 하나의 제품처럼 사용할 수 있어 공기청정기를 거실과 방 다양한 집 공간에 맞춰 사용하고 싶은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켰다.

▲삼성전자의 미세먼지 해결가전인 공기청정기 ‘삼성 무풍큐브’.(사진=삼성전자)

모듈형 혹은 블록형 가전제품은 TV에서도 시도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마이크로 LED 기반 모듈러 디스플레이 ‘더 월(The Wall)’을 선보였다. 더 월은 베젤이 없는 모듈러 방식으 크기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어 소비자가 원할 경우 거실 벽면 전체를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더 월의 상업용 디스플레이 버전인 ‘더 월 프로페셔널(The Wall Professional)’도 공식 출시하며 B2B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이미 오래전부터 모듈형 가전제품에 대한 시도가 있었고, 흥행에 성공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제품도 있다. LG전자는 2015년 세계 최초로 드럼세탁기 하단에 통돌이세탁기인 미니워시를 결합한 ‘트윈워시’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출시 국가 80개를 넘어섰고, LG 드럼세탁기 매출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확고한 자리를 잡았다.

LG전자는 모듈러 디자인에서 비롯된 탁월한 호환성을 성공 요인으로 꼽았다. 트롬 세탁기와 건조기는 동일한 사이즈의 외관 모듈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객들은 미니워시만 구매하면 드럼세탁기나 건조기와 결합해 트윈워시로 사용할 수 있다. 트롬 건조기 하단에 미니워시를 결합해 사용하는 고객도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두 배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가전제품은 크고 무거워 가정에서 적지 않은 공간을 차지한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가전제품 본연의 기능은 살리면서 이런 고정관념을 깨려는 다양한 시도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모듈형, 블록형 가전은 소비자의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필요에 따라 결합·분리할 수 있어서 실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전제품은 결합과 분리 시에 어디에다가 놓아도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그만큼 모듈형 가전에서는 디자인 요소가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LG전자 트윈워시(사진=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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